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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30. 2024

도쿄에서 편의점보다는 마트에 가야하는 이유

여행지에서 현지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슈퍼마켓을 방문하는 것은 그 지역의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을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다. 유명 관광지나 화려한 상권을 벗어나 동네 슈퍼마켓에 들르면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을 보다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도쿄 슈퍼에 들어서면 한국과는 사뭇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진열된 식재료와 가공식품들은 일본인들의 식문화와 미각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한눈에도 낯선 제품들이 많지만, 그 속에는 그들의 전통과 정서가 배어있다.


또한 슈퍼마켓에는 바쁜 일상 속 현지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퇴근길 회사원들, 아이들 손을 잡고 와있는 주부들, 혼자 살며 요리하는 1인가구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오가며 일상을 이어간다. 이렇게 슈퍼마켓은 도쿄 사람들의 삶이 응축된 공간이자, 여행객들에게는 그들의 일상에 동화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결국 슈퍼마켓은 단순한 식료품 구매 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낯선 현지 문화에 완전히 적응하기는 어렵지만,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이는 여행객들에게 도쿄의 진정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의 일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세이조 이시이

5 Chome−3−1 Bizタワ B1F · 03-6277-7771

https://www.seijoishii.co.jp/

도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세이조 이시이 슈퍼마켓은 현지인들의 일상을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공간 중 하나다. 핑크빛 배경에 우아한 한자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는 이 슈퍼는 단순한 쇼핑 장소 이상이다. 실제로 많은 일본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이곳은 일본의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일단 세이조 이시이에 들어서면 먼저 다양한 할인 도시락과 빵들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제철 재료를 활용한 계절 도시락이나 일본 특유의 소프트롤 빵 등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마감 시간 전에 방문하면 이러한 상품들을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알뜰 쇼핑의 즐거움을 더한다. 진열된 신선한 식재료들과 PB 상품들은 일본인들의 미각과 정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계절별로 바뀌는 과일과 채소 코너는 일본의 식문화가 얼마나 계절성을 중시하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세이조 이시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차와 위스키다. 일본의 유명 녹차 브랜드부터 세계 각국의 홍차까지 다양한 차를 만날 수 있으며, 위스키 섹션에서는 일본 국산 위스키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의 수입 위스키도 풍성하게 구비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위스키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쁨이 배가 된다.

또한 세이조 이시이의 디저트와 베이커리 제품도 빼놓을 수 없다. 가성비 좋은 치즈케이크는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데, 부드러운 식감과 진한 치즈 맛으로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트러플 소금빵으로 유명한 트러플베이커리와 트러플버터 협업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세이조 이시이가 트렌디한 식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이처럼 세이조 이시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식문화부터 현대적인 식품 트렌드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곳으로, 도쿄 여행 중 꼭 들러볼 만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키노쿠니아

〒150-0002 Tokyo, Shibuya City, Shibuya, 2 Chome−24−12 スクランブルスクエア 地下 1階

https://www.e-kinokuniya.com/store/KINOKUNIYA/international/

도쿄 여행에서 슈퍼마켓 투어는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과 식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다. 그중에서도 키노쿠니아 슈퍼는 현지인들의 방식과 식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일본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키노쿠니아에 들어서면 한국과는 또 다른 다양한 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내 눈을 사로잡은 건 키노쿠니아의 PB상품들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버터스프레드가 단연코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버터스프레드 중에서는 유독 말차, 살구, 무화과 버터가 돋보였다. 이러한 제품들은 일본인들의 섬세한 미각과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을 잘 보여준다. 한국과는 다른 세밀한 식재료를 취급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베이커리 코너 또한 방문객들의 눈과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키노쿠니아에서는 일본 전통 빵은 물론 핀란드,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빵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대표적인 멜론빵부터 핀란드의 루이스레이파 흑호밀빵, 프랑스의 바게트까지 다양하다. 알록달록한 빵 진열대를 보며 다양한 문화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는 일본이 얼마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바구니를 채우면서도 키노쿠니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지인들의 모습들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퇴근길 회사원들이 간편한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 아이 손을 잡고 온 주부들이 건강식품을 살펴보는 모습, 혼자 요리하는 1인 가구가 소량 포장된 식재료를 고르는 모습, 호기심이 가득한 여행자들이 일본 특유의 과자들을 구경하는 모습까지 각기 다른 삶의 모습들이 펼쳐진다.


도쿄의 슈퍼마켓은 도쿄 핫플레이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잔잔함 그 자체다. 번화가의 화려한 네온사인 대신, 여기서는 일상의 소소한 대화 소리와 물건을 고르는 손길이 눈에 들어온다. 잔잔함 속에서 도쿄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보면, 한국과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차이점도 머릿속에서 차분하게 정리된다. 일본인들의 꼼꼼한 식재료 선택이나 건강식에 대한 관심, 그리고 편의성과 품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 패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진정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마루에츠 슈퍼.maruetsu petit.

Akasaka Biz Tower, 5 Chome-3-1 Akasaka, Minato City, Tokyo 107-6390

https://www.maruetsu.co.jp/stores/

마루에츠는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유명한 슈퍼마켓 체인이다. 무려 150개나 되는 지점을 가지고 있다. 마루에츠, 마루에츠 쁘띠, 린코스 등 조금씩 다른 스타일의 점포들로 말이다. 이중에서도 도쿄에서 내가 애용한 브랜드는 마루에츠 쁘띠다. 마루에츠 쁘띠는 도심형 소형 매장으로, 바쁜 도시 생활에 최적화된 구성을 보여준다.

나는 마루에츠 쁘띠 아카사카점을 주로 이용했다. 2023년 11월에는 아카사카에 위치한 숙소 퍼스트캐빈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대략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아카사카 비즈센터 안에 있는 이 매장은 정말 편리했다. 일단 아카사카역과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치는 출퇴근길 직장인들이나 여행객들에게 매우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한다.


마루에츠의 장점은 무엇보다 여행객들에게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경험을 준다는 점이다. 아침과 저녁에 이곳을 방문하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도쿄 현지인들의 라이프스타일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샐러드나 오니기리를 사는 직장인들, 저녁에는 술과 안주를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슈퍼마켓 중에서 마루에츠 슈퍼의 도시락 맛이 가장 뛰어나다고 본다. 특히 다른 슈퍼들과는 달리 화덕 피자를 무려 4가지나 판매한다는 게 특징이었다. 마르게리타, 4치즈, 페퍼로니, 야채 피자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샐러드 코너에서 야채를 사서 샐러드 피자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샐러드의 양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마감 세일이 한창이 오후 8시 30분 정도에 가면 평소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피자, 도시락,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마루에츠 쁘띠의 가장 편한 점은 특히 셀프결제 시스템이다. 다른 슈퍼보다 결제창의 디자인도 직관적인 편인데, 코로나 이후 변한 일본 셀프결제 시스템을 경험해보기에도 좋다. 한국어도 지원돼서 편하다. 당연히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한국과는 달리 슈퍼마켓에 편의점처럼 전자레인지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바로 구매해서 먹을 수 있는 편의성을 중시하는 일본의 소비 문화를 반영한다.


일본에서 편의점과 더불어 슈퍼에 가야 하는 이유는 일본에는 한국 같은 대형마트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회사들이 마트를 운영하지만, 일본은 중소형 마트들이 많다. 이는 일본의 좁은 도시 공간과 잦은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점을 먼저 알아야 한국과 일본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다 세밀하게 비교할 수 있다. 대형마트보다 중소형 마트가 많은 일본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이를 통해 일본인들의 소량 구매, 신선식품 선호, 그리고 근거리 쇼핑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OK discount supermarket

〒104-0061 Tokyo, Chuo City, Ginza, 3 Chome−2−1 マロニエゲート銀座 2 B1F・B2F

https://ok-corporation.jp/


오케이 디스카운트 슈퍼마켓은 내가 도쿄에서 가장 애용하는 곳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긴자점은 매일 갈 정도로 좋아하는 곳이다. 특히 오케이 디스카운트 마켓은 긴자라는 비싼 땅에서 눈이 의심스러운 가격을 보여주는 슈퍼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긴자 지역의 다른 상점들에 비해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브랜드 이름인 'discount'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놀랍게도 이곳의 가격은 도쿄에서 그나마 가장 물가가 저렴한 기치조지, 나카노와 물가가 비슷하다. 긴자에서 말이다.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의 우유나 빵이 기치조지의 일반 슈퍼마켓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 때문에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는 다소 알려주기 싫은 곳이기도 하다.

오케이 디스카운트 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파는 정도가 아니다. 수많은 상품들, 특히 다양한 술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일본 전국의 지역 사케부터 세계 각국의 와인까지, 한 공간에서 이렇게 다양한 주류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많은 상품들을 소화하는 도쿄의 다양한 소비력. 이것을 도쿄 중심지 중 한 곳인 긴자에 모아 상품을 유통시키는 전략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을 둘러보면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3배 정도 많다는 점이 체감되기도 했다. 상품의 다양성과 재고 관리 능력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일본이 장기저성장으로 돌입한 후, 마트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량 구매 할인이나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증가 등이 눈에 띈다. 이는 장기 저성장의 이야기가 나오는 한국의 상황에서, 앞으로의 유통과 F&B는 어떨지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사례다. 결국 오케이 디스카운트 마켓은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10년, 20년 후의 한국 유통 시장을 고민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가격 경쟁력, 상품 다양성, 그리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미래 한국의 유통 모델을 그려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유기농 슈퍼마켓 BIO-RAL

일본 〒180-0003 Tokyo, Musashino, Kichijōji Minamichō, 1-chōme−7−1 吉祥寺マルイ 1F

BIO-RAL은 일본의 라이프코퍼레이션에서 선보이는 유기농, 로컬, 건강, 지속가능성을 콘셉트로 만든 친환경 슈퍼마켓이다. 이러한 콘셉트는 현대 소비자들의 웰빙 트렌드와 환경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BIO-RAL은 이에 부응하여 유기농 허브티와 커피부터 천연 감미료로 만든 초콜릿까지 다양한 건강한 상품을 800여 가지나 판매하고 있다.


특히 쌀제품의 다양성이 돋보인다. 일본의 대표적인 쌀인 니가타의 코시히카리부터 현미를 비롯한 15가지 곡물,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한 글루텐 프리 스파게티, 유기농 스파게티, 전통적인 맛을 살린 전립분 우동면까지 구비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인의 바쁜 생활을 고려해 햇반처럼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현미나 16곡 밥 등도 판매한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 라인업은 건강에 대한 관심, 편의성 추구, 특별한 식이요법 등 다변화된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도쿄 슈퍼마켓들의 특징 중 하나는 슈퍼마켓안에서 델리 상품을 직접 만든다는 점이다. 동시에 델리상품도 슈퍼마켓마다 세밀하게 다르다.이는 각 매장의 고유성을 강조하고 신선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BIO-RAL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델리코너에서 직접 만든 신선하고 맛있는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야채에는 생산자의 사진까지 붙여 소비자에게 생산자와의 연결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식품의 원산지와 생산 과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건강식품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견과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BIO-RAL에서는 이처럼 현지 일본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다양한 니즈를 엿볼 수 있다.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편의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 패턴, 그리고 식품의 원산지와 생산 과정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이 그 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글로벌화되는 소비 문화를 고려할 때, 향후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데에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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