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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Apr 30. 2020

[발행자의 글.]첫 번째 이슈를 시작하며.

배우 : 편집의 관점에서 바라보다. 이슈 1 을 시작하며.

무언가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은

어느 쪽에서도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글만 쓰고 홀연히 사라져야 하죠.

저는 지금까지 써온 도쿄/교토/공간|

라이프스타일/브랜드에 대한 글에서

언제나 글만 쓰고 사라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변 장식 같으려고 노력했죠.

오로지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공간과 그 자체에만 집중했고

 그 기반한 생각만을 연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현대인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넘쳐나는 콘텐츠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보는 모든 영상 콘텐츠는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콘텐츠가 ‘재미’만을

추구하지도 않을 겁니다.

출처: unsplash

 더 다양한 장르와 시청자 데이터에

근거한 수많은 작품이 나올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웹툰의 드라마화 혹은 영화화'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배우들이 시나리오 속

 ‘배역’들을 얼마나 섬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는가에 대한 평가도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겁니다.

또한 일관된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 혹은 매체 성격과

어울리는 유연함을 가진

배우들이 더욱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출처: unsplash

명배우 마이클 케인 경은

 "모든 것을 훔치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세상에 수많은 감정,

모습을 훔쳐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말이죠.

배우라는 직업은 극에서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만한 사람을 묘사합니다.

이를 위해 세상 모든 사람이 가진 감정,

의사, 표현, 어투를 모두 훔쳐야 하죠.

동시에 이를 조합하고 묶고 엮어서

인물을 창조해야 합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영화 혹은 드라마 안에서

배우와 배우가 서로 연기를 한다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 감정을 교환하는 일입니다.

이를 영상으로 담아 사람들에게 경험을 전하죠.

어찌 보면 배우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과 또 다른 감정을

교환하는 이들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unsplash

배우는 ‘문자’로만 존재하던 인물을  

세상 속 존재하는 감정을 편집해 묘사합니다.

시나리오 속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캐릭터는

배우를 통해 살아있는 인물로 변합니다.

배우들은 이를 위해 극도로 집중하기 때문에

언제나 불안하고 고독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배우를

이 같은 관점에서 보지 않습니다.

‘이미지’로만 바라보죠.

이 글에서 배우를 접근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편집력’입니다.

 하지만 '시청자’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 자신부터‘시청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에서 '무엇을 연기할 것 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결코  ‘배우’의 시각을 담아낼 수 없음을

먼저 고백하고자 합니다.

출처: unsplash

배우는 항상 ‘왜 시청자가 작품 속

인물에 공감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답변'이 아닌 극에서 연기로 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시나리오 안에 존재하는

인물을 보기 위해 왜 내 시간을 할애하고

 돈까지 지불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명확할 수도 있습니다.

남과 다른 공감을 전하면 되죠.

그런데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공감’을

연기로 담아내는 배우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배우는 남다른 연기을

 파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이 ‘감정’을 공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배우는 크고 작든 간에 시나리오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니까요.

그렇기에 ‘공감’하는 연기를 한다는 일은

경험, 취향, 맥락, 제안, 공간감을

작품 속에 완전히 녹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 unsplash

배우들이 작품에서 시도한 노력이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은 역시나 '인터뷰'입니다.

요즘은 유튜브 인터뷰도 많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이 글을 쓰면서 참고한 대부분 자료는

 ‘작품’(드라마와 영화)과 인터뷰입니다.


아쉽게도 배우들의 인터뷰가 실리는 잡지는

대부분 휘발성이 강한 매체가 많습니다.

여기서 ‘휘발성’은 한번 보고 다시 보지 않을 것들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패션잡지, 스포츠 신문 등이 대다수죠.

영화, 드라마가 소비성 콘텐츠이다 보니

인터뷰도 휘발성이 강한 질문과 답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뷰에 있는 내용들을 하나씩 맞춰보면

배우가 추구하는 ‘연기철학’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출처: unsplash

저는 배우를 세 가지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캐릭터를 통해 시나리오에

생명을 불어넣는 ‘표현력’.

인물을 작품 안에서 살아있는

존재로 구축하는 ‘기획력’.

캐릭터를 작품 맥락에 잘 맞도록

묶고 엮어 배치하는 ‘편집력’.

 그중에서 ‘편집력’이

'표현력'과 '기획력'을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에게 '편집력'은 극 안에서

캐릭터를 기획하고 표현하는 원동력이니까요.


이번 호를 시작으로 순수하게 위의 관점으로

선별한 균형 잡힌 배우를 전하고자 합니다.

배우에 대한 가십거리보다는

배우 그 '자체'만 집중합니다.

 소비하는 ‘이미지’로서

배우보다는 ’ 직업’으로서

배우를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그 첫 호로는 작품 속에서 화려함보다는

자신만의 편집력으로 항상 작품을

단단하게 만드는 서현진 배우입니다.

출처: 넷플릭스 '사랑하기 때문에'

서현진 배우는 오직 작품만을 빛내고자 합니다.

작품에서 자신을 결코 드러내지 않죠.

매 작품마다 자신을 더 성장시킬 배역을

선택하며 안주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배우

그 자체를 소중한 ‘직업'이라는

진지한 고민을 가지고 접근합니다.

이러한 서현진배우의 모습에서

표현력, 기획력, 편집력을 발견하는 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업으로 '배우'를

대하는 자세는 매우 겸손하고 멋졌습니다.


아이돌 그룹 밀크 멤버,

소녀시대로 만날 수도 있었을지 모를 사람.

 차세대 로맨틱 코미디 여신,

생활연기의 달인, 딕션 여왕 등

 ‘서현진’ 배우를 수식하는

단어는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서현진 배우가

걸어온 길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과정과는

조금은 거리가 멉니다. 지금 평가받는

서현진배우의 연기력은 바닥에서부터

탄탄하게 다져온 ‘결과물’이죠.

동시에 이 시대에 흔치 않은 배우 중에

한 명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4년 치 인터뷰를 모두 읽었습니다.

구할 수 있는 ‘작품’들은 모두 다 보았습니다. ‘

뮤지컬이나 찾지 못하는 자료를 제외하고는

작품을 보는 일에서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그 안에서 서현진 배우가 추구하는

 ‘연기와 ‘철학’들이 어떻게 작품에

녹아들어 가 있는지만을 관찰했습니다.

출처: 넷플릭스 '또! 오해영'

위에 언급한 여러 수식어처럼

서현진 배우를 기억하는 방법은

각각 다를지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그녀를 기억하는 작품은  TvN의 ‘또! 오해영’입니다.

구글 트렌드, 네이버랩 데이터도

이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두 곳 모두 서현진과

가장 높은 연관성을

지닌 단어는 단연코 '오해영'입니다.


누군가는 ‘오해영’이 꼬리표라고

할지도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서현진 배우님은

인터뷰에서  '오해영'을

인생 캐릭터라며 좋아한다고,

오히려 꼬리표처럼 따라다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넷플릭스 '또! 오해영'

오히려 오해영은 서현진 배우가

그동안 쌓아온 ‘배우’ 커리어를

한 번에  폭발시킨 전환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사랑을 받은

 '오해영'이라는 캐릭터는

'서현진만의 서사력을 알린 작품 ’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서사력이란 배우가

이야기 안에서 캐릭터를 통해

시나리오에 생명을 불어넣는

 만들어가는 표현력.

인물을 작품 안에서 살아있는 존재로

구축하는 기획력, 작품 맥락에 가

장 잘 맞게 인물을 배치하는 편집력을 말합니다.


‘항상 대본을 1화부터 꾸준히 본다’라는

인터뷰 내용에 근거해서 판단해본다면

그녀가 만드는 인물들은

극에서 두드러지게 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극 초반에는 마치 데생하듯

시나리오가 추구하는 인물을

천천히 그려나가는 모습이 많습니다.

출처: unsplash

그러니까 백지에서부터 천천히

인물을 만들어간다고 해야 할까요?

결코 처음부터 인물을 완벽하게 묘사하지 않습니다.

매서드가 아니죠. 오히려 매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 방향에 맞도록  자신이 맡은 인물에서

필요 없는 요소들을 지워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데생’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구체적인 묘사와 표정으로 채워나가죠.

이를 통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작품 속

맥락에 맞는 인물이 되도록 세밀하게 조정합니다.

언제나 작품을 천편일률적으로 대하지 않고

작품마다 가진 특징과  이를 작품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도록 노력하는 배우입니다.


이 매거진은 제가 이리저리 흩어진

서현진배우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제 관점으로 엮은 것에 불과합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들이 서현진배우뿐만 아니라

 '배우를 보다 더 '직업'혹은 다른 '관점'으로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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