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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이 Jan 25. 2022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 걸까?

말의 성찬으로 써 내려가는 <내일 독립합니다> 출판기 01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아니지만

   최근 나의 가치, 그러니까 나의 가치관과 나의 쓸모 가치를 같이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게 된 시간들이 있었다.

  '깃발 들고 앞에 서진 않지만, 깃발 든 사람이 지치지 않게 서포트 잘하는 사람'

지난 13년 간 나를 돌아보며 지난 6개월 간 듬성듬성 생각한 나를 표현하는 문장이다.

  깃발을 든다는 것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일 때 가능한데 나는 천성이 게을러서 일단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사고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와주거나 지원하는 일을 좋아하고, 긴급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한 편이다. 옛날 말을 쓰면 2인자나 오른팔(주도자가 왼손잡이면 왼팔) 정도의 역할을 매우 잘한다고 할 수 있다. ㅅㅍㅊㅇ.

  깃발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사라지거나, 아무도 깃발을 들지 않을 때에는 내가 깃발을 들겠지만 굳이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깃발을 드는 사람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그리고 나는 주로 총대를 메는 사람이지 깃발을 드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임차보증금이 내 통장을 처음 오고 가게 된 나의 첫 번째 이사에서 일은 시작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텀블벅 펀딩 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집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한 두드림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두소장님과 이사 이야기를 하다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이 대화는 사무소에 갈 때마다 반복되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집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사 생각보다는 독립과 자신만의 공간에 관한 생각을 계속했고, 집에 도착하면 생각들을 메모했다(해야 되는 이사 생각은 안 하고!).

  여느 때와 같이 집을 보고 사무소에서 이야기하다가, 내가 얼마나 이번 이사를 기대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다(전혀 즐거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고 한다) 나의 비루한 브런치 글까지 공유하게 되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내일 독립합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원래 추진력도 있고(사실 그냥 성격이 급하고, 결정을 빨리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지만), 온갖 계약 및 행정 실무 업무 경험이 많은 나지만 이렇게까지 그냥 어? 하고 어물쩍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가 시작될 줄은 몰랐다. 워낙 에너지가 없고 현생 살기도 힘들었기에 사이드 프로젝트는 무언가에 대해 열정이 큰 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내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 같이 글 써볼래요?'라는 두소장님 제안에 '저는 이 정도밖에 못씁니다'라고 글을 공유했는데 순식간에 프로젝트 형태가 만들어졌다. 나도 어쩌다 이런 흐름에 몸을 맡기며 같이할 사람을 모으고, 몇 차례 기획회의를 진행했더니 <내일 독립합니다> 본문 콘텐츠를 마감에 쫓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 걸까?

두소장님이 현업에 종사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써두었던 글들? 실무자로 살아온 긴 현생 탓에 기획안 정도 금세 쓰는 나의 서포트 기술? 엄청난 감각을 갖고 있음에도 디자인하는 걸 싫어하는, 그렇지만 흔쾌히 디자인 요청을 수락한 보라와 가까이 있었던 상황?

  무엇이 <내일 독립합니다>를 부지불식간에 현생에 존재하는 것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일 독립합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독립'에 대한 자기 생각과 고민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그냥 혼자 사는 게 독립인 거지', '잠깐 자취하다 때 되면 본가로 돌아가거나 혼인하는 거지'가 아니라, 독립된 개체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거운 독립생활을 할 수 있을지 시도해보려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니면 어떤 우주의 기운이 '독립'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실어다 준 것일 수도 있고.

 

  깃발을 든다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거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던 내가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어영부영 깃발을 들고 <내일 독립합니다> 출판 길을 걷고 있다(물론 나 혼자 깃발을 들고 있지 않고 서로 나눠 들고 있다). 소속 없이는 자기소개도 잘 못하는 내가 소속을 뺀 채로, 거기다 부캐로 글을 쓰고 있다.

언제나 혼자 일하며 무덤덤과 심드렁으로 모든 일을 했던 내가 최고심 작가님의 이모티콘 '가보자고', '뽀뽀갈겨'를 연타하며 서로를 독려하며 일을 하고 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금세 신뢰해서 '나만 잘하면 되네요'를 연발하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내일 독립합니다>를 쓰면서-만들면서-이야기하면서 본업에서는 하지 못했던 생각,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고 평소에는 하지 않을 것 같던 홍보 같은 일도 자진해서 조금씩 하고 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별별 경험을 다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한참 많이 있는 것 같다.


  작년 9월부터, 조금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은 10월부터 논의를 시작한 것이, 해가 바뀌어 오늘부터는 텀블벅 펀딩이 시작되었다. 서로에게 조금씩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주는 사이드 프로젝트인 <내일 독립합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색다른 영감을 주어 '오늘 잘 준비해서, 내일 독립'하길 바란다. 가보자고!


그래서 그 사이드 프로젝트가 뭔데? 하고 궁금하시다면 <내일 독립합니다> 펀딩 참여하기

☞☞ 13년 차 공인중개사 두소장과 월임대료 낭비 없는 독립생활러 이공이가 제안하는 화려한 독립

☞☞☞ 두소장의 집 구하기 로드맵, 이공이의 독립생활 리빙포인트는 오직 <내일 독립합니다>에서만 볼 수 있어요! 펀딩 기간: 1월 25일(화)~3월 5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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