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체육시민단체운동의 극복
∙한국예술종합학교 2030발전 방안연구
∙경기북부 마을사업 동두천시 턱거리 아카이브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자율편성예산제 도입 및 운영 방안 연구
이번 달(12월)까지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업 목록이다. 문화영역 시민단체에서 수탁 받은 과제로 각 과제별 책임연구원의 소개로 작업을 맡게 된 것이다. 체육 쪽 사업이면 신나게 할 텐데, 도무지 체육시민단체는 이런 과제를 받거나, 하지 않는다. 인력이 없다면 사업을 받거나 준비를 하면서 인력을 구해도 될 것인데 아쉬울 따름이다. 체육시민사회 운영위원 중 탄탄한 인적네트워크를 지닌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이를 이용하여 모양이 좀 빠지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원 사업 정보를 탐색하고 만들어야 할 텐데, 너무 도도하다. 체육시민단체 후원회원 100명 이상 모집은 우리나라가 월드컵을 우승할 확률보다 적다. 아쉬운 소리해가며 회원을 늘려가는 것보다 지원 사업을 받아 단체를 운영하는 게 효율과 효과를 잡는 멀티플레이라 확신한다. 지원 사업의 방향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기관, 단체 감시 비판 활동이 아닌 보다 대중적인 행사를 하면 된다. 온고지신 정신으로 스포츠문화연구소 창립 초기 여기저기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했던 행사를 복기할 할 때다. 지원을 받으면서도 스포츠문화연구소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갔던 <스포츠 북 토크>, <스포츠내란음모>, <신아람 선수 초청 토크쇼>가 대표적이다. 이때는 행사 참석자 중에 이쪽 계통 사람이 아닌 여가활동으로 온 사람들도 많았다. 요즘처럼 같은 계통 사람들만 오는 친목회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각 단체별로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핵심운동 의제가 명확하게 담긴 구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봤자 스포츠문화연구소, 문화연대 체육문화위원회, 체육시민연대 밖에 없지만..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을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슬로건을. 그간 체육시민단체는 우후죽순 터지는 체육계 문제에 힘을 다해 활동해왔다. 이제는 무시로 대응하는 활동은 부수적으로 하고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운동을 펼칠 때다. 이를 위해 ‘만인을 위한 스포츠’처럼 100년 전, 100년 후에 써도 무방한 ‘명심보감’스러운 표어가 아닌 시대상과 핵심과제를 잘 녹여낸 구호가 필요하다. 각각 단체마다 다른 건 못해도 핵심의제 하나만은 10년이 걸리든 20년이든 꼭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체육적폐 청산에 알맞은 구호를 고민하고 있다. 국정농단 부역자들의 조커joker였던 체육적폐가 아직도 체육 판에 돌아다니고, 여전히 종목단체는 단체장의 사유물, 장남감이고, 체육계 기득권들은 불로장생을 누리도록 설계된 이 판을 바꿔야 한다는 일념이 잘 새겨진 슬로건을 만들고 싶다. 참여연대의 2017년 중점과제 중 하나인 ‘바꾸자 정치검찰, 쪼개자 검찰권력’처럼 착착 달라붙는 텍스트로.
지원사업을 받아 참여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이가 많든 적든 함께 할 사람들을 더욱 모아야 한다. ‘라커룸’같은 커뮤니티를 다시 만들어 재미있는 활동의 기회를 마련하자. 2016년 본인이 간사로 근무할 때 라커룸 3기를 모집했었다. 참가자가 4명이어서 정원 미달을 사유로 사업을 폐지했다. 이제와 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 한 사람이라도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비록 엉큼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건 만나고 나서 판단할 문제이고, 이를 대처하는 능력도 시민단체가 지녀야할 자질이다.
정리하자면, 신진세력으로 무장해서 시민단체 소속의 전문가 또는 활동가가 정부, 기관, 단체를 상대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아니다 활개 쳐서 기득권들의 불로장생을 교란시키는 체육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