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 이후의 현실

의료보험 가입이 안 된다니요?!!!

시간 강사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그간 직장가입자 또는 피부양자라 몰랐;;; 바보멍충이;;;) 월 60 시간 미만으로 일 하는 사람은 가입 불가라는 사실도….. 2019년 8월 1일, 강사법이 시행되면 4대보험을 들어준다고 하도 뉴스가 나온지라 당연히 그렇게 시행된 줄 알았다. 그런데 웬열. 전혀 아니었다. 3대 보험만 들어준단다. 가장 중요한 의료보험만 쏙 빼고 

뭐. 이것이 여타 직군에도 적용되는 규칙이니 그렇다 치자. 고 넘어가기에는 화가 치민다.

왜냐, 강사 정말 월 60시간 미만으로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업하는 시간만 치면 그렇다. 그놈의 강사법 때문에 한 학기에 6학점까지만 수업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정말 언제까지 강사가 마이크 들고 목소리를 내는 시간만 근로 시간으로 측정할 건가?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수업 준비하고, 과제 채점하고, 시험 문제 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채점하고, 상담하는 모든 것은 ‘일’이 아닌가?

미국에서 조교를 할 때, 학교에서 인정한 teaching assistant의 근로 시간은 주 20시간이었다. 1시간 짜리 수업 하나 리드하고, 교수님 수업 2시간 듣는 게 전부였는데도 20시간으로 측정한 거다. (한국식으로 따지면 1.5시간 정도 되겠지만.)  그래서 한국 대학에서 한 과목 강사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한 과목 조교하는 것이 3배 정도 더 벌게 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강사법이 시행되어 많은 강사들이 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좀 나은 것 같아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갈 길이 구만리다. 그런데, 아무도 움직일 생각이 없다. 교육부는 물론이거니와 강사 없이는 굴러가지도 않는 대학도, 강사 없으면 워크로드가 급증할 교수들도, 심지어 강사들 조차도. (나만 해도 이걸 이제야 알았으니 남탓할 것 하나 없다.)

어떤 조직이든 가장 말단에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는 지가 그 조직의 품격이자 미래다. 그런면에서 한국 대학에는 품격을 따질 수 조차 없으며, 미래 또한 전혀 없다.

사직서를 낼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