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Hong Kong에서 잡 오퍼를 받기까지
‘16년 여름 작성했던 글부터 브런치에 게시합니다.
8월에 가족들과 홍콩으로 완전히 이주, 9월부터 IBM Hong Kong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응원해 주신 분들과 행운에 감사드린다.
나도 도움받았던 만큼, 블로깅을 통해.. 그간 내가 영어권으로 나가기 위해 했던 시도들, 시행착오들, 느낀 점들을 공유하여 조금이나마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2005년, 캐나다 벤쿠버의 작은 컨설팅회사에서 인턴쉽을 했을 때부터였던 것 같다. 해외 커리어를 생각하게 된 것은.. 상하관계라기보다 모두가 동료, 개인생활과 회사 업무 간 균형 중시, 갑-을-병.. 문화가 아닌 모두가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인식 등 모든 것이 한국 대비 긍정적인 문화로 느껴졌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여러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RA로 인턴을 하며, 졸업 후 경영컨설팅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3~4년 차가 되었을 때 ‘Top 10 해외 MBA 진학 후 현지취업’을 시도했었지만 결론적으론 실패했다(자세한 후기는 KAIST 정보경영 석사과정 입학후기 에서 공유).
국내 Part-Time 석사과정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해외 Office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은 IBM으로 이직했고, 결국 이렇게 IBM의 Global Movement 프로그램에 선발, Hong Kong Office에서 계속 IBM커리어를 이어나가게 된 것이다.(IBM HongKong의 GBS조직의 Cognitive&Analytics팀에서 Watson, Big Data 관련 컨설팅 프로젝트를 리딩 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홍콩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는 ‘과정’ 또는’ 변화’. 그 이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실 사서 고생하러 나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영어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가족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호주나 캐나다, 미국과 같은 나라가 아닌.. 좁은 홍콩에서.
3~4년은 지나 봐야 해외 커리어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논할 수 있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해외로 나가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였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1. IBM 해외 Office 채용공고를 정기적으로 확인했고 지원도 해보았으며, 반응이 시큰둥하자 채용공고 대신 싱가폴, 홍콩, 미국 Office 등에 있는 컨설팅 리더들에게 직접 연락했다.
2. 가급적 한국IBM에서 Big Data, 예측 모델링, Watson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노력했으며, 해당분야에 대한 학업적 Background를 쌓았다.
크게 2가지이며, 2번에 대해서는 블로그 3년간 나의 커리어, 그리고 Next 라는 글에서 자세히 공유하였기에 1번에 대해 자세히 공유하고자 한다.
사실 해외 IBM Office뿐만 아니라 딜로이트와 같은 컨설팅회사의 해외 오피스, 해외 유명 보험사의 Data Science팀 등에도 Resume를 보내는 시도를 했었다. 작년 겨울부터 시작해서 6개월 이상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비자도 없는 외국인이며, 다른 회사에서 오는 사람이며, 해외대학이나 해외근무 경험이 없는 나를 뽑으려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말레이시아나 싱가폴 또는 중국 쪽에서 소수 Resume가 통과되어 전화로 인터뷰를 본 적은 있었지만 95% 이상은 그냥 탈락(Ding)이었다. 해당 국가 헤드헌터들이 내 링크드인 프로필이나 Resume를 보고 적극적으로 날 추천해준 적도 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IBM 밖에서는 쉽지 않겠구나 하고 느끼면서, IBM 싱가폴/말레이지아(2개 Office에 속한 컨설턴트는 양쪽 시장의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음)로 적극적으로 Contact을 취했었고, 한 번의 기회가 왔다. Analytics CoC(Center of Competency)라는 글로벌 조직의 리더 중 한 분이 말레이지아에 계셨고, 말레이지아 Office와 여러 번 인터뷰를 보고 최종 합격까지 했다. 하지만 승인을 해줘야 하는 싱가폴 Office리더 쪽에서 의사결정이 계속 지연되다가.. IBM Asia Pacific 쪽의 채용이 올해 초(‘16) 동결되면서 기회는 사라졌다.
이후, HongKong Office에 집중했고.. 다행히 중장기적으로 Analytics Consulting 쪽에 나와 같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리더십의 결정으로 올해 5월경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그럼, 이러한 과정에서 난 무엇을 배웠고 느꼈을까?
1) 해외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근무 경험이 없는 한국인이 해외로 ‘올라가는 이직’을 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
2) Luck이 따라주지 않으면, 노력들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2가지로 요약하고 싶다. 1번은.. Professional 한 (단순히 영어문법상 오류가 없는 수준으론 안된다) Resume와 LinkedIn 등 SNS Profile페이지, 이메일이나 전화, 인터뷰 Skill 등.. 모든 것에 많은 공을 기울여야 하고,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한, 단순 회사의 글로벌 채용페이지나, 링크드인에 올라오는 채용공고 정도로만 검색을 한정해서는 안된다. 희망하는 회사 Lead list를 만들어놓고 회사 채용페이지도 계속 확인해야 하며, 회사 HR 담당자나 서비스 라인 리더들과도 링크드인, 개별 이메일 등을 통해 네트워킹을 계속해줘야 한다.
심지어 링크드인에 보면, ‘our client is looking for..’ 이라는 표현을 쓰는 헤드헌팅 펌이 채용공고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부분 링크드인 프로필만으로 지원을 받고, 프로필이 경쟁력 있다 판단하면 헤드헌터들이 국제전화로 연락을 취해 온다. 이들에게 해당 국가의 채용시장에 대한 정보, Resume에 대한 피드백, 지원서류나 인터뷰에 대해 고객(헤드헌터를 통해 사람을 뽑으려는 회사)이 준 피드백 등 여러 가지를 얻어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IBM 내부 네트워킹을 통해 기회를 얻었지만, 그간 경력관리를 잘해오신 분이라면 앞서 언급한 방법들로 싱가폴, 말레이지아, 홍콩, 중국 상하이 등에 기회를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번의 경우.. ‘사람이 Control 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Luck’에 대한 얘기다. 싱가폴/말레이지아 IBM기회가 사라지면서 크게 실망했지만.. 몇 주 후 말레이지아에 내가 집을 알아보던 지역에서 발생한 IS테러 뉴스.. IBM 아시아 오피스의 대규모 layoff(정리해고) 뉴스 등을 접하면서.. Luck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지금 내가 무척이나 원하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항상 좋은 일은 아닐 수도 있다고.
곧 마음을 추스르고, IBM 한국에서의 프로젝트의 성공에 매진했으며 HongKong 등 다른 곳에 좀 더 침착하게 도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하지만 HongKong의 채용시장이나 경제가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해외에서의 커리어를 희망하는 분들께..
40대 중반에 임원으로 올라가기 위해 해외 경력이 꼭 필요하다면, 아니면 해외근무를 못해 본 것에 대해 평생 아쉬움이 남겠다는 확신이 든다면, 무조건 도전해보시라고.. 효율적으로 말고 효과적으로.. 하지만 Control 할 수 없는 영역 때문에 좋은 성과가 없더라도 절대 좌절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끝으로, 홍콩에서의 계획을 간략히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IBM에서 한 단계 더 인정받고 성장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캐나다 인턴쉽 이후 거의 정체 또는 하락세인 영어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싶다. 그리고 카이스트 교수님께서 연결해주신 홍콩에 있는 대학의 교수님, 조교님과도 인연을 맺어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고 싶다. 이러한 노력들로 더 큰 Global무대로 나가고자 하며, 30대 후반에는 컨설팅펌이 아닌 현업에서의 기회도 추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이 한국에서 보다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답글이나 제 블로그(injunkim.com)를 통해 궁금한 점은 알려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