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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Apr 03. 2023

나도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나는 왜 글을 쓰는가

2005~2006년 군 복무 시절은 나를 많이 변화시켰다. 대부분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2년이란 시간이 너무 아까워"


그러나 나는 기왕 보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책 읽기였다. 그전까지는 책과 전혀 친하지 않았다. 물론 서점에는 자주 갔다. 꿈과 희망, 의욕을 잔뜩 불어넣어 주는 책 표지만을 보고 덜컥 샀다가 먼지만 쌓인 채 책장에 공간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접한 것 중에 축구선수 박지성이 쓴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란 책이 있다.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엄청난 스타가 됐다. 그 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영국 명문구단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에 입단하면서 지금의 손흥민 이전에는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축구선수였다. 그런데 박지성 선수는 지금의 손흥민과는 달리 소속팀 '맨유'에서 명백한 주전은 아니었다. 후반에 경기 흐름을 바꿔주는 조커 혹은 주전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에 보다 가까웠다. 그럼에도 레전드로 평가받았고 무려 7년이란 시간을 맨유라는 명문구단에 몸담았다.


그 비결이 나를 바꿔 놓았다. 박지성은 체격이 왜소해 국내에서조차 외면받다가 당시 히딩크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눈에 들면서 월드컵에 승선하게 되었는데 신체적 조건의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유럽무대는 박지성을 더 작아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강한 체력'


아무리 해도 바뀌기 힘든 체격적인 열세 대신 자신의 강점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 결과 '두 개의 심장', '소리 없는 영웅'이란 찬사를 들으며 사람들의 편견도 바꿔놓기 시작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입대한 나는 마치 사춘기가 다시 온 것 마냥 자아성찰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생긴 부작용 같기도 한데 결론적으로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


'소심해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 사회생활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적극적인 성격은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 거지?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나는 반드시 변화해야 할 텐데...'


이 와중에 박지성이 전달한 메시지는 나를 바꿔놓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겠구나!'

그 이후로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고 나는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성격도 가지게 되었다.

박지성의 책 한 권으로 나는 변화된 것이다.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언젠가 책을 써서 누군가를 변화시켜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겨났다. 거창하게 말하면 후손을 위하는 마음이랄까.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글쓰기는 나에게 딱 맞는 취미생활이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에 글로 생각을 정리하면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듯 마음이 정리된다. 입사 후 1년여간 있었던 슬럼프 역시 글쓰기를 통해 극복했다.


때문에 내일도 글을 쓸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도 언젠가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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