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심을 처음 한 것은 군 복무 시절이었다. 축구선수 박지성의 책 <나를 버리다>를 읽고 머리를 스친 것이 있었다.
그래,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나는 나로 살자!
박지성은 왜소한 체격이라 축구를 하기 적합한 체격조건은 아니지만 엄청난 폐활량을 토대로 체력적인 장점을 가지고 월드클래스 선수가 됐다.
그런데 나답게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갖다 보면 내 이익만을 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제대 후, 취업을 앞둔 순간까지도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많은 방황을 했다. 별 탈없이 지나갔던 사춘기가 뒤늦게 찾아온 것만 같았다. 마침내 내린 문제의 출발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쉽게 말해 타인으로부터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 등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한다는 말이다.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최대한 상대에게 맞춰주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없었다'. 당연히 스트레스는 내 몫이었다. 관련하여 해결방법을 찾다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내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물론 사람의 기질이란 것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로부터 10년이 충분히 지났음에도 아직 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 하지만 처음과 달라진 부분은 그것이 나를 괴롭힐 때 해결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스트레스에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다. '툭툭 털어버리자'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나를 감추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라는 틀을 깰 필요까진 없지만 굳이 나를 숨기고 '가짜 나'를 보여주는 것도 잘못이다. 몇 년 전부터 과몰입러를 양산한 MBTI도 무려 16종류나 된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모두가 내 마음과 같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전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