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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Feb 26. 2023

헬린이는 어떻게 바디프로필을 찍게 되었나

  1월 초 예약한 바디프로필이 오늘로써 34일 앞으로 다가왔다. 처음 주변에 "4월 1일에 바디프로필을 찍게 되었다"라고 말했을 때 첫 반응은 한결같이 만우절 거짓말쯤으로 여긴 게 사실이다. 나도 사실 내 이야기지만 믿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언젠가는 바디프로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나의 예상보다 일정이 훨씬 빨라졌다.


  내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건 19년도 새해를 맞이하면서부터였다. 점점 늘어나는 뱃살로 몇몇 바지는 지퍼를 올리는 것조차 힘겹게 되었다. 그렇다고 한 치수 더 큰 바지를 사기에는 핏이 영 아니었다. 그렇게 몇 개월 스트레스를 쌓아오다가 더 이상 운동을 미루면 안 될 것 만 같았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헬스장에 등록하기엔 부담되었다. 분명, 헬스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할 내 모습이 뻔히 상상이 갔다. 무엇보다 한 달, 세 달 그 이상 꾸준히 다닐 수 있을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그래서 일단 맨몸 운동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팔 굽혀 펴기, 스쿼트부터 시작했고 유튜브를 조금 검색해 보니 20분, 30분 코스로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맨몸운동 영상도 꽤 많았다.


  그렇게 1년쯤 하니 욕심이 생겼다. 헬스장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주 1회 정도만이라도 PT(Personal Training) 수업을 받아보고 싶었다. 주 1회만이라도 맨몸운동이 아닌 강도 높게 운동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PT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써먹지 못한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헬스장도 따로 등록하게 되었다. 처음엔 운동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갖기가 힘들어 주 2-3회, 아니 주 1회 가는 것도 힘겨웠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헬스장이 문 닫는 경우도 있다 보니 더 그랬다. 그러나 점점 운동에 재미를 붙여갔고 습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요즘은 최소 주 4회, 심지어 7일 연속 헬스장에 간 적도 있다.


  그리고 우연히 참여한 인스타그램 이벤트에 당첨되어 4월 1일에 '강제 바디프로필 촬영'까지 하게 되었다. 이벤트에 당첨된 시점에는 다이어트가 잘되어가는 과정 중이긴 했지만 바디프로필 촬영을 할 정도까지 만들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그래도 첫 촬영인 만큼 욕심부리지 말고 경험해 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인바디 측정 결과 (변화)


  다행히 바디프로필 준비과정은 아직까지 그런대로 잘되어가고 있다. 20년 8월에 체지방률이 무려 21.5%였고 작년 10월만 해도 체지방률 15% 수준이었는데 2월 중순 현재 10.1%까지 낮췄다. 최종 목표인 8% 이하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체지방률 12% 이하는 직장 다니면서 절대 못 이룰 것이라고 지레 겁먹었었다. 이제 바디프로필까지 남은 34일! 창피하지 않게 잘 준비해서 멋있게 찍어보고 싶다!!


  운동은 내게 삶의 원동력이 되어줬다. 이래서 취미가 정말 중요한가 보다. 어깨가 조금 넓어지면서 입었던 옷이 작아졌을 때 느껴진 미묘한 희열이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바디프로필 촬영을 끝내면 일단 하나를 해낸 느낌이 들 것 같다. 그 이후엔 근육량을 더 키우는데 집중해서 운동 목표를 바꾸게 될 것 같다. 단지 한 번의 바디프로필 촬영으로 운동을 끝낼 생각은 없다. 매년 찍으면서 나의 몸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목표다. 운동하기를 망설이시는 분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운동욕구가 다시 불타오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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