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이런 고전 문학류의 책을 접할 일이 많았지만, 관심 밖이라 안 읽게 됐다. 그러다, 추천으로 읽게 됐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강렬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인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삼가 애도함.'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위 사진은 퐁피두에 보관 중인 그의 육필원고다.
첫 부분만 읽어도 뫼르소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나 추억이 전혀 없다고 느껴진 순간 뫼르소의 캐릭터가 90% 정도 잡혔다.
어머니랑 오래 떨어져 지내서 그런가? 아니면 돌아가실 때 돼서 이미 준비된 처럼 그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다.
뫼르소는 차갑고, 냉소적이고, 솔직하고, 호 불호 확실하고, 자존심 세고, 누군가에겐 답답했을 것이고, 거짓말을 못 한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을 못 한다는 것은 생각하거나 느낀 것 그 이상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머니가 죽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취한 행동과 태도들, 마리에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점, 판사에게 심문받을 때 행동은 모든 것이 귀찮아 보였다.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인하게 된 동기는 정당방위일까?
왜냐하면, 위험한 아랍인 사내는 레몽을 찔렀고, 칼날에 비치는 눈을 찌를듯한 빛 때문에 위협을 느껴 총을 쏘게 됐다.
번쩍이는 칼을 든 사람은 친구 레몽을 잔인하게 찔렀던 바로 그 위험한 사내다. 자신을 죽이려고 다가오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정당방위일까?
1. 뫼르소의 마음을 이해한다라는 것? 이해가 될만한 행동인가?
2. 알베르 카뮈가 이방인을 썼을 때 시대적 배경은 어땠으며, 어떤 심정으로 한 문장씩 완성해 나갔을까?
뫼르소는 아닌 사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일필요가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미 사건은 벌어졌고, 무슨 말을 한들 앞으로 다가올 죽음이 면책되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과거에 했던 행동들 때문에 검사나 변호사에게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이해하는 게 더 이상할 책이다. 그리고 번역에 대한 말도 많다. 나는 이정서 번역본으로 봤다. 색안경을 끼게 될까 봐 Stuart Gilbert가 번역한 것도 보려고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번역된 것을 보면 좋으니 읽어봐야겠다.
알베르 카뮈가 쓴 '이방인'은 20세기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으로 롤랄바르트는 이 소설을 건전지의 발명과 맞먹는 사건이라고까지 말할 정도.
스튜어트 길버트가 영어로 번역한 책 읽고나면,
이 글이 새로운 시점에서 다시 수정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