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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May 26. 2023

[영화 리뷰] <범죄도시 3>

익숙한 재미와 쾌감에 적절한 변주까지

감독 : 이상용

개봉 : 2023년 5월 31일


  <범죄도시3>를 시사회로 조금 일찍 관람했습니다.


  <범죄도시2>는 1편의 높은 수위의 폭력과 무거운 분위기를 들어내고 유머러스한 부분과 호쾌한 액션을 살려 전작보다 훨씬 가벼운 영화가 됐습니다. <범죄도시3>는 이러한 전작의 공식을 완성시켜 나가는 작품입니다. 3편의 촬영이 2편 개봉 직후 들어갔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 공식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닌가 추측하게 되는데요, 개인적으론 그 확신이 적중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별히 참신한 부분 없이 우리가 익숙하게 느껴온 재미들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고 기대했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관통하는 재미는 단연 코미디와 액션인데요, 이 두 갈래에서 유효타가 꽤나 많이 터집니다. 주인공 마석도[마동석 분]라는 마초적인 캐릭터와 상반되는 상황을 배치해 웃음을 유발하는가 하면(귀엽게(!)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이나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 매치되는 장면 등) 깡패보다 더 깡패 같은 행동이나 대사로(진실의 방, 말 안 하면 맞는다는 말 등) 웃음을 유발하는데, 캐릭터의 특징을 정확하게 집어 사용하다 보니 그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마석도뿐 아니라 조연들과의 합도 상당히 좋은데요, 마석도와 항상 함께하는 동료 형사 만재를 연기한 배우 김민재나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하는 양호를 연기한 배우 전석호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무엇보다 초롱이 역할을 맡은 고규필 배우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특히 초롱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제작진이 시대를 참 잘 읽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캐릭터임과 동시에 이를 소화하는 고규필 배우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액션에 있어서도 <범죄도시3>는 기대했던 재미를 충분히 충족시켜줍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액션은 마동석의 파괴적인 주먹을 바탕으로 강한 한 방을 강조한 액션과 잡아먹을 듯 달려들며 싸우는 범죄자들의 액션이 맞물리는 식으로 연출됐습니다. <범죄도시3>는 이러한 공식을 따르면서도 적절한 변주를 잘 섞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한 방과 힘이 강조된 마동석의 액션은 기본적인 기조가 여전합니다. 다만 일부 액션에서 합의 숫자를 늘려서 마치 복싱의 콤비네이션을 때리듯 빠르게 다수의 합을 소화하는데요, 이것이 주는 신선한 느낌이 좋습니다. 상대역들의 액션 역시도 전작들에서 보인 깡패들의 개싸움과 사시미, 야구배트 등 도구를 이용한 액션도 많지만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의 장검을 이용한 액션 등이 적당히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악역의 존재감 자체는 많이 줄었지만 활용하는 방식은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의 악역은 야쿠자의 칼잡이 리키와 마약을 유통하는 주성철[이준혁 분]인데요, 단일 악역으로서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 장첸[윤계상 분], 강해상[손석구 분]보다는 스크린을 장악하는 각각의 힘이 약한 편입니다. 이러한 약점을 영화는 이야기 상에서의 캐릭터 활용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수사물의 이야기는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범죄자와 수사를 통해 이들을 쫓는 형사의 추격전 양상을 띕니다. 특히나 <범죄도시> 시리즈의 경우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무력이 세계관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범죄자와 형사의 직접 충돌은 이야기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에 이 추격전을 어떻게 묘사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작들이 각 악역들이 저지르는 범죄의 극악무도함과 배우들의 카리스마로 이를 해결했다면 <범죄도시3>는 추격전의 양상을 복잡하게 만들어 그 재미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목표가 둘로 양분되자 마석도의 추격이 한 층 더 어려워지고 리키와 주성철의 이해관계가 이 추격전에 변수를 더해주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마석도가 범죄자를 때려잡는 영화'라는 단순함은 유지하면서도 단조로움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범죄도시3>는 이 시리즈가 해온 것들을 적당히 반복하면서 적절한 변주를 섞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공식을 공고히 만드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며, 프랜차이즈 영화로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연과 동시에 제작을 맡고 있는 배우 마동석은 8편까지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는데, 이번 작품을 보면 그 발언이 헛된 자신감처럼 보이지가 않으며 그 기획력에 믿음을 가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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