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달라진 우리 집 아침 풍경
지난 주말 아침이었다. 주말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누워 있다.
평일에는 늘 출근 준비에, 아이 등원 준비에 바쁘다 보니 주말 같은 휴일에는 급할 게 없어, 잠이 깨도 이불속에서 뒹굴거린다.
하지만 그 시간도 오래가진 못한다. 내 옆에 아이가 누워 있기 때문이다.
수지도 주말에는 유치원에 가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잠에서 깨도 조금 더 침대에 누워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뒹굴거리며 아침을 맞는다.
수지는 눈을 뜨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한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뜬금없이 얘기하기도 하고, 궁금했던 걸 물어보기도 하고, 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노래도 자주 부른다. 아침부터 수지가 노래를 부르면 그 목소리가 집 안을 산뜻하게 깨운다. 말 그대로 수지의 모닝콜이다.
수지의 노래를 누워서 듣고 있으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아이의 귀여운 목소리는 내 마음을 말랑하게 만든다. '기분이 귀여워진다'는 표현이 딱 맞다. 수지를 보며 처음 알게 된 감정이다.
요즘 수지가 가장 자주 부르는 노래는 케대헌 헌트릭스의 '골든'이다. 이 노래는 영어 가사인데도 수지는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가사를 외워 불러낸다.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그날도 수지는 골든으로 아침을 열었다. 이어서 유치원에서 배운 동요도 불러주었다. 나는 옆에 누워 수지가 부르는 노래들을 들으며 그 순간을 온전히 즐겼다.
그러다 수지가 나에게 듣고 싶은 노래가 있냐고 물었다. 예전에 수지가 몇 번 불러줬던 노래가 생각나 '힘내'라는 노래를 신청했다.
이 노래는 '개나리전국창작동요축제 주제곡'인데, “힘내 지치고 힘들 때 힘내! 신나는 노랠 들어봐 우울한 네 마음 밝게 비춰줄 거야~"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가사가 참 이쁜 노래인데, 수지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 후에도 여러 노래를 이어 부르는 수지 덕분에, 우리의 주말 아침은 사랑스럽고 밝게 시작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정말 많은 것이 변했지만, 주말 아침 풍경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몰랐다.
예전 같았으면 의미 없이 핸드폰만 들여다보다가 일어났을 텐데, 지금은 수지의 노래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니. 참 긍정적이고 좋은 변화다. 그 변화가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노래가 흐르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음에, 아이가 곁에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이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