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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Nov 16. 2024

창조도시 다시 토론해야

창조도시 다시 토론해야


지난 목요일 창원에서 열린 '지방시대, 청년이 창원을 연다' 세미나는 산업단지 주도 청년친화 도시 전략이라는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국가산단에 문화를 접목하고 이를 도심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같이 참여한 강연자의 주장에 만감이 교차했다.


불과 10년 전, 우리가 창조경제와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를 제대로 마무리했더라면 산업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더 선명한 대안을 찾았을지 모른다.


당시 창조도시 논의는 지역에서 활발했다. 2015년 대구는 '포럼 창조도시'라는 시민 1,800여 명 규모의 단체를 중심으로 창조도시 논의를 본격화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 리빙랩과 글로벌 포럼을 통해 문화향유 중심의 창조도시를 구현하고자 했고, 이는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혁신과 도시문제 해결이라는 접근은 주목할 만한 시도였다.


한국 사회가 창조도시 논쟁을 중단한 후, 한국의 도시는 자생적으로 창조적으로 변했다. 현재 서울의 성수동, 홍대, 이태원 등 크리에이터들이 주도하는 '크리에이터 타운'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들 지역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자연스럽게 유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 산단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도시 곳곳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들의 현실을 보자. 도시 성장의 동력이 되리라 기대했지만, 대부분이 공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도시 계획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도시 외곽의 국가산단, 도심의 크리에이터 타운과 업무지구, 그리고 주거지와 신도시라는 세 축의 유기적 관계 설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단순히 교통망 확충을 통한 연결성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현재 주거와 일자리가 크리에이터 타운을 중심으로 집적되는 현상을 고려할 때, 우리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지 모른다.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 타운을 조성하고, 국가산단은 도시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무리한' 산단-도시 통합은 오히려 현재 진행되는 도시 변화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역행할 수 있다. 도시의 크리에이터 타운과 농촌의 로컬 콘텐츠 타운이 한국형 소상공인 중심의 창조도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하나의 제안일 뿐이다. 대구의 문화향유 중심 접근처럼 다양한 대안들을 놓고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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