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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기향기 Jul 10. 2015

지금은 런던, 여행 중입니다

언어는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어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비영어권 국가를 여행하다 어제 드디어 잉글랜드로 입국했다. 여행 자체에선 언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돈을 벌러 가는 것도 아니고 손짓 몸짓이면 못할 일은 없다. 하지만 교류를 놓고 보면 언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내가 본 한국인들은 외국어에 겁을 먹고 쭈삣쭈삣 하는 이들도 있었고 반대로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낯가림 없이 먼저 말을 건네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후자가 영어 실력이 뛰어냐나 묻는다면 그렇지도 않다. 그냥 자신감이다. 영어 실력을 떠나 말할 수 있는 용기는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여행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좀 더 깊은 이야기도 가능하고 사소한 이야기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여행을 떠나고서야 느끼고는 한다.



어제의 에피소드를 풀어보고자 한다. 비행기의 연착으로 인해 자정을 30분 앞두고는 공항에 떨어졌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드디어 영어권 국가에 간다는 생각에 많이 설렜다. 승무원의 영어가 어찌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네이티브와 비네이티브를 구분하는 경지가  머지않았나 보다. 아무에게나 질문해도 문제없다는 생각에 모든 문제를 조금은 여유롭게 해결하고 쉽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벌벌 떤다는 영국의 입국심사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타 국가에 비해 질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행자에게 할법한 기초적인 질문이 전부였다. 방문 목적은, 방문 기간 동안 어딜 갈 거냐는 여행 계획, 추후 어느 나라로 이동하느냐, 한국에는 언제 돌아가느냐, 한국에 가서는 학교에 바로 돌아가느냐 하는 이야기 정도였고 어려운 질문이 아니니 어렵지 않게 대답을 끝내고 도장을  쾅 받았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이미 버스는 놓쳤지만 우선 버스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겼다. 워털루행 막차는 막 출발했단 이야기와 함께 my love 하며 본인은 얼스코트에 가서 워털루역과 거리가 멀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그는 무서워 보였던 첫인상과는 달리 동양에서 온 내가 걱정스러워 보였나 본지 친절한 말투로 여러 대안을 알려주었다.


익스프레스를 타고 빅토리아역에 도착해서 숙소로 찾아가서 전화를 받지 않는 스태프에 바로 숙소 앞 이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안타깝게 이들은 해당 숙소에 묵는 여행자는 아니였지만 친절히 본인들이 아는 바를 알려주었다. 지나가던 런더너는 본인 전화로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주고받지 않자 가는 길을 멈추고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대신해 주었다. (마지막 3프로의 배터리를 우리를 위해 사용해준 그에게 감사를) 운 좋게 만난 같은 숙소 이용객인 니키는 플로리다에서 온 친절한 여행자로 덕분에 무사히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며칠 짐을 맡겨두고파서 스태프에게 문의했고 어렵지 않게 내 상황을 말하곤 고민하던 스태프에게서 오케이를 받아낼 수 있었다.


언어는 사실 즐거울 때보단 힘들 때 큰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만난 니키와는 짧은 5분이 인연이 되어 그렇게 지나가던 런더너 스테판과 인연이 되어 무서울 뻔했던 런던의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꼭 위기상황이 아니더라도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는다던가, 기차에서 옆자리 앉은 이와 친구가 된다던가 하는 일은 언어를 조금 더 잘 안다면 안 그럴 때보다 확률 높게 일어나는 것 같다.



오늘 하루 너무 즐겁게 돌아다녔다. 지나가던 아이들이 조잘거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즐거웠고, 마켓에서 기념품을 팔던 아저씨와 도란도란 떨던 수다도 재밌었다. 장난치듯 길을 알려준 지나가는 아저씨까지도 내가 여유로우니 장난을 알아채고 장난을 받아 줄 수 있었다. 내 이야기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지만 대부분이 작게는 영어가 크게는 언어가 여행을 달리 만드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교류가 있는 여행을 꿈꾼다면 영어를 지금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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