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화웨이라는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과의 힘싸움이 무섭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타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늘은 화웨이 금지령 이슈에 대한 글을 가져와봤습니다.
*다음은 아래 글에 대한 번역입니다.
https://onezero.medium.com/the-huawei-sanction-might-just-pop-the-tech-bubble-f7e800e3174
지난주, 중국의 거대 기업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금지되었다. 사실상(effectively)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들은 화웨이와 그 어떤 사업적 거래가 불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의 화웨이 금지령 이후, Google은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폐지시켰다(revoked). Google의 조치로,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못해 발이 묶일 예정이다. 그래도 미국 상무부가(Department of Commerce) 화웨이에 90일 동안 기존 사용자를 지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서 현재는 상황이 잠시 멈춘 상태다. 하지만 상무부의 유예(reprive) 조치는 오직 지금 사용되고 있는 제품에 한해서 적용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oogle의 행보 직후, Intel은 노트북 CPU를 화웨이에 팔 수 없음을 밝혔고, 그리고 또 며칠 뒤 ARM도 스마트폰 CPU를 화웨이에 팔 수 없음을 밝혔다. 물론 ARM은 미국이 아닌 영국 기업이지만, 이번 금지령(embargo)은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다. 이러한 고립이 하나씩 일어났다면, 화웨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중국 선전에 있는 기업들은 확실히 이런 사태를 예상해왔던 걸로 보인다. 그들은 엄청난 양의 부품과 재고를 이러한 사태에 대비해 쌓아 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진적이고 갈수록 안 좋아만 질 것 같아 보이는 정치적 결정 아래, 기업이 과연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다.
중국 통신 기업 ZTE가 2018 경제 위기의 벼랑 끝에서 얼마나 빨리 몰락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화웨이가 무너질(implode) 가능성은 커 보인다. 당신의 화웨이에 대한 생각이나 입장이 어떻든, 그리고 화웨이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들이 어떻든지 간에, 이다음에 일어날 일들은 기술 산업과 국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화웨이의 몰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거품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회사 매출을 기준으로 가장 가치 있는 IT기업 상위 10위에 화웨이가 있다는 걸 알면 아마 놀랄 것이다. 2018 sus 105억 달러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이름을 남겼다. 이 순위는 Microsoft, Google과 같은 기업들과 어깨를 같이하는 순위다. 화웨이는 중국에서는 말 그대로 폭주전차다. 중국에서는 Apple의 성장세를 빠르게 앞질러 중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되었다. 중국뿐만 아니라 화웨이 스마트폰은 유럽과 태평양 주변 국가에서도 인기가 많다. 왜냐하면 화웨이 스마트폰은 확실히 아이폰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기기는 화웨이의 유일한 관심사가 아니다. 화웨이는 인프라 분야에서도 큰 손이다. 5G 기술에 포함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산업도 이에 포함된다.
5G는 본격적으로 문제가 시작된 지점이다. 더 빠른 속도와 더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차세대 5G 시장에서 화웨이가 패권을(supremacy) 장악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최소 10년간 사용할 5G 인프라를 화웨이가 정립하는 것 에서 싸움이 시작된다.
Reuters는 화웨이 사태에 미국이 관심을 가지게 한 계기는, 사실 호주의 스파이 기관이 화웨이가 5G 패권을 지닌 채 5G 인프라를 구축했을 때의 영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스파이 기관은 그들이 찾아낸 내용에 집중했는데, “5G는 그 자체로 워낙 방대하고 강력해서, 호주가 5G 환경을 맞이한 상태에서 사이버 테러를 받는다면 국가 전체가 마비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호주는 이 정보를 2018년 미국과 공유했고,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의 스파이 행위를 반대하며 반-화웨이 정책과 화웨이 금지령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화웨이는 사실 한 번도 스파이 행위로 걸린 적이 없다. 사실 그렇게 하는 건 자살 행위이고, 기업도 잘 알 것이다. 물론 과거부터 화웨이는 지적 재산권을 종종 침해해 와 고소를 많이 당했었다. 지문인식 기술을 베낀다던지, Apple의 MacBook Pro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쓰는 등의 전과가 있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사실 화웨이의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는 미국과 중국 내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죗값을 묻고 있지 않다.
NATO가 2018년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화웨이의 기술적 결함에 대해 공공연하게 밝혀진 증거는 없다”라고 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누구를 더 믿을 것인지에 대한 이슈로 변했다. 미국인가? 중국인가?
그리고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우리가 아는 한 지금 미국은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목표를 감시하기 위해 다른 하드웨어 기업과 같이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하거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미국에 기반들 둔 IT회사들을 활발히 간섭할 것이다.
2014년, Edward Snowden 문서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NSA는 고객들 제품에 들어가는 Cisco en route의 네트워킹 하드웨어에 간섭했다고 한다. 하드웨어를 열고,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스파이 버그를 심고, 다시 포장해서 마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한 것이다. 물론 모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다른 거대 IT기업들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일이 벌어진 정황이 포착되었고 실제로 행해지고 있다. NSA는 워낙 ‘악당’으로 유명하지만, 화웨이에서 행해진 스파이 행위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확실한 건 이 모든 것이 정치적인 힘과 5G 세대를 구현할 잠재력 사이의 충돌이라는 점이다. 화웨이의 5G 기반 기술력은 전문가들과 경쟁 기업들을 놀라게 했고, Nokia, Siemens, Ericsson과 같이 한물 간 기업들을 더 뒤처지게 만들었다.
화웨이 금지령은 다른 나라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경계하게 만들기 때문에 화웨이가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할 힘을 없앨 것이다.
Google이 더 이상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며,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정지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모두가 별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화웨이의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은, 구글의 손이 뻗치지 않은 중국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IT기업의 국경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화웨이는 소문에 따르면(reportedly)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자체 제작 OS와 App Store를 만들어 놨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까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서, 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가 되었다. 화웨이는 ARM 없이는 스마트폰을 완성할 수 없다. Qualcomm 없이는 통신 기술이 어려울 것이다. Intel 없이는 더 이상 노트북을 만들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들은 수없이 이어진다. 화웨이 스마트폰 하나만 분해해 보더라도,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기업과 국가의 협업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단 하나의 제품도 홀로 완성되기 어려운 구조다.
화웨이는 살아남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해야 한다. 근대 사회의 대부분의 제조업이 중국에서 행해진다. 중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경제를 통째로 흔들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 수출 관세를 확 올려버리거나, 생산에 드는 세금을 확 올려버리면 그만이다.
이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전 주, 시진핑 주석은 희토류 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참고로 희토류는 컴퓨터 칩셋 생산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곧 그 서막을 열 것을 암시했다.
Apple, Intel, Qualcomm, Google과 같은 대부분의 미국 IT기업들이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으며 중국에 의존적인 상황이다. 단순히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더 싼 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 수준으로 정교하게 막대한 생산량을 자국에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몇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 말 그대로 맨 땅에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Apple을 예로 들어보면, 아이폰만 하더라도 모든 공장과 생산 시설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돈이 많아서 당장은 버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행복한 결정은 아닐 것이다.
IT 산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들어서고 잇다.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되고 있으며, 더 큰 위기도 다가오고 있다. 아무도 어떻게 일이 흘러갈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모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믿을만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수익이 사라지면, 얼마나 빨리 IT 산업의 거품이 꺼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물론 피해가 막심해지기 전에 무역 갈등이 해소되면 좋겠지만, 우려가 더 큰 이유가 있다. 화웨이가 무너지기에 중국은 너무 작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화웨이가 무너질 때 과연 누구를 잡고 같이 무너질지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때 글로벌 IT 시장은 그런 상황에 준비가 되어있을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