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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rong Mar 20. 2023

AI대화디자이너가 말하는 인문학의 중요성 3가지_#2

국어국문학도에서 5년차 AI대화디자이너가 되기까지

(1편 글에서 바로 이어가겠습니다.)


그래서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한 제가 AI대화를 디자인하면서 인문학이 왜 중요한지 3가지로 추려볼 수 있었습니다! 말이 인문학인데요, 결국 다독의 중요성이라고도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1. 어휘의 선택 폭이 넓어집니다.

개개인에 따라 자주 쓰는 단어들이 한정돼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 따라 주로 쓰는 단어들이 조금씩은 다른데요, AI가 조금 더 '똑똑'하게 느껴지도록 학습하기 위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말뭉치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의실 예약'을 위한 챗봇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구요:)

위 이미지를 보시면, A는 '회의실예약'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면서 뒤에 어미가 조금씩 바뀌는 형태의 말뭉치입니다. B의 경우, '회의실'이라는 단어를 포함하여 '미팅룸'이라는 단어도 있으면서 '회의실예약'이라는 의도를 지닌 다양한 발화로 구성된 말뭉치입니다.

AI에게 학습을 할때는 A말뭉치보다 B말뭉치로 학습을 시켰을때 사용자의 발화가 다양해도 어떤 의도에 해당하는지 분류를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자칫 A말뭉치로만 학습이 된 AI봇의 경우, '미팅룸을 잡을래요'라는 말이 '회의실예약'과 같은 의도인지 분류를 하기 어렵습니다.


2. '의미'를 생각하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집니다.

'말'을 할 때 간혹 중의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또, 같은 말인데도 의미가 다른 경우도 있지요. 우리는 복합적인 상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인지함으로써 상대가 한 말의 정확한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챗봇이나 보이스봇과 같은 AI가상비서는 결국 뒤에서 처리를 하는 건 IT, 컴퓨터 시스템에서 처리가 되기 때문에 0아니면 1, 정확한 답이 필요합니다.


다시 예를 들어볼게요! '나 오늘 1시간 늦게 가'라고 했을 때 이 말을 한 사람이 '오늘 친구와 약속이 있는 사람'인지, '9 to 6로 일하는 직장인'인지에 따라 처리방법이 다르겠지요.

단순히 캘린더와 같이 나의 개인일정을 조율해주는 가상비서라고 할 경우, 저장돼 있던 약속시간에서 +1h으로 변경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한편, '9 to 6로 일하는 직장인'일때 사람일 경우 이사람이 오전에 말했는지, 오후에 말했는지에 따라 출근을 1시간 늦게 한다는 것인지, 퇴근을 1시간 늦게 한다는 것인지 사람은 바로 이해할 수 있지만 가상비서는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근태'를 신청하고 변경해주는 가상비서의 대화를 설계한다고 가정했을때, '나 오늘 1시간 늦게 가'라고 했을때 출근인지, 퇴근인지를 한 번 더 물어보는 것과 같이 이런 디테일함은 AI가 아직 할 수 없는, 사람의 힘이 필요합니다.


3. 대화를 유도하는 방향 설정이 부드러워집니다.

앞서 1편에서 인문학이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 곧 인문학이기에 나아가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는 심리학과도 연결될 수 있겠지만, '말을 예쁘게 하는 것', '말을 잘 하게 하는 것'도 인문학에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이전 글에서 한 가지 예로 들었던 '날씨질의에 대한 답변'을 한번 더 언급해볼게요!

날씨 API연동이 되지 않은(실제 날씨정보를 가져올 수 없는)가상비서에게 "내일 날씨가 어때?"라는 물음에 "날씨는 기상청에 물어보세요"라는 답변이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 이런 답변은 사용자지향적이지 않아요.

- 자칫 사용자가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답변이에요.

라는 피드백을 드린다면,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이 답변이 왜 사용자가 언짢을 수 있는 답변이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용자에 따라서는 간혹 '뭐야, 내가 날씨 검색도 못해서 너한테 묻는줄알아? 나 무시해?'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결국, 사용자가 누가 되었든 오해와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함으로써 조금 더 부드러운 대화를 디자인 할 수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지금, AI에게 뒤처지거나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소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되뇌어볼수록 인간에게 중요한 자질은 AI에게 대체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결국 사람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편에 이어 2편까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 꽤 긴 글이었는데요.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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