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NAVER Hyper CLOVA를 활용한 AI 서비스 스타트업인 뤼튼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연봉 1억에 모신다는 기사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자그마치 연봉 1억원, 정말 혹하는 숫자인데요. 기존 연봉 1억원이라고 하면 업력과 실력이 탄탄한 '개발자'겠거니 하는 생각은 잠시, 경력사항이 '무관'이라는 데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AI대화 디자이너인데요, 그렇다면 AI대화디자이너와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어떤점이 다른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1. 프롬프트엔지니어(Prompt-Engineer)
먼저, 프롬프트엔지니어에 대해 정의를 찾아봤어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AI가 더 높은 품질의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입력값의 조합을 찾는 사람'입니다.
입력값의 조합이니, chatGPT의 경우 text로 입력되므로 text가 곧 입력값입니다.
이 텍스트의 조합을 찾는 것은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AI의 고품질 답변을 기대하고, 원하는 답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계속 되물어보면서 질의의 범위를 점점 좁혀가는 것. 바로 이것이 프롬프트엔지니어가 하는 일입니다.
2. 대화디자이너(Conversation Designer)
반면, AI대화디자이너란, '사용자의 요구와 기술의 제약을 고려해 경우의 수에 따라 다양한 갈래의 시나리오와 인터랙션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사용자의 요구와 기술의 제약을 고려한다>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한 가지 가정해볼게요!
AI비서가 더 이상 스마트폰이나 어떤 기기를 활용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내 어깨 위에서 안내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고객의 요구가 있다고 해봅시다.
현재 기술로는 낸시랭의 고양이처럼 어깨 위에 올려두고 사용할 수 있는 AI비서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모바일이나 pc등의 기기를 활용한 web/app 혹은 call bot형태의 AI비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다양한 갈래의 시나리오를 설계한다>는 것은 여러 갈래로 나뉘는 대화에도, '제가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라는 답변을 최소화하면서 대화가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엮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랙션을 설계한다>에 대한 설명은 'AI의 답변량이 많다'는 하나의 예로 들어볼게요! AI 답변량이 너무 많으면 계속해서 집중하기 쉽지 않은데요, 이럴 때
- 챗봇의 경우 말풍선을 나누거나 리스트 혹은 카드, 캐로셀 타입의 컴포넌트로 보여주고,
- 음성봇의 경우 긴 답변 중간에 사용자에게 컨펌(~이 맞나요? 등)질의를 통해 나눌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3. 프롬프트엔지니어와 AI대화디자이너에 각 필요한 역량
그렇다면, 각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먼저 프롬프트엔지니어링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단순명료함'입니다. AI에게 어떠한 질문을 할 때 AI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명료하게 질의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정보수집력'입니다. AI가 높은 품질로 응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화로 주고받기보다, 검색 API활용 등 추가적인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다양하면서도 알맞은 정보를 적절히 수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찰력'입니다. 전체적인 질의응답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어떠한 명령을 했을 때 올바른 답을 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AI대화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을 말씀드리겟습니다. 첫째, '어휘력'입니다. 개개인마다 자주 사용하는 어휘나 문장이 각각 다른데요, 하나의 의도에 대해 사용자별로 어떻게 발화할지 예상발화를 학습시켜야 하므로 풍부한 어휘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분석력'입니다. AI가 의도를 학습할 때, 헷갈리지 않도록 중의적인 표현을 자제해야 하며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전체적인 대화를 파악하고, 각 의도별로 분류 가능한 논리적인 분석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마이크로카피'입니다. 마이크로카피(microcopy)란, 인터넷을 포함한 웹사이트, 앱 또는 제품에서 만나는 작은 단어와 문장인데요. 주로 버튼이나 팝업에서 쓰이는 문구입니다.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므로 아주 소소하더라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은 자제해야 합니다.
4. 프롬프트엔지니어와 AI대화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공통적인 역량
그렇다면, 프롬프트엔지니어와 AI대화디자이너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아마 다른 업무에서도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넓은 시야'와 AI가 더 답을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생각해내는 '창의력',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는 '꼼꼼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결론
초연결시대로 향하는 과도기인 현재, 프롬프트엔지니어는 생성형AI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한 발걸음을 한 발짝 앞당기는 역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AI와의 대화에서는 '답변'이라는 결과보다 '대화의 흐름'이라는 과정을 어떻게 잘 그려나갈지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지금, AI에게 뒤처지거나 빼앗기진 않을지 다소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되뇌어볼수록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자질은 다각도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와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 고찰할 수 있는 능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AI에게 뒤처지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번 주제는 거의 3주에 거쳐 완성이 되었는데요, 프롬프트엔지니어와 AI대화디자이너의 차이점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ㅠ (어려운 고민에 허우적거리고 있던 제게 도움을 주신 싸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주제의 글은 높은 연봉의 '프롬프트엔지니어'가 반짝하고 떠오르면서 저 스스로에게 흔들리지 말자는 주문(?)같은 글이기도 한 것 같아요 ㅎㅎ
*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글을 기다려주셔서 놀랐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더 정확하고, 잘 쓰고자 고민고민하던 사이(2023.3.31) 카카오에서 프롬프트엔지니어링에 대한 글이 올라왔더라구요!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 아래 공유드립니다:)
https://tech.kakaoenterprise.com/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