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로 지하철에 오르다
대중교통까지 '노마스크 일상'으로 복귀되었다. 무려 2년 5개월만이다. 손꼽아왔던 날이기에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던 날 마스크 없이 지하철에 올랐지만 이내 하얀 마스크에 둘러쌓였다. 출근길이기에 밀착된 이들의 시선이 마스크를 벗은 내게 쏠리는 듯 불편했다. 열차내 방송에서는 인파가 많은 출퇴근길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고, 일했던 그래서 불편하다고 호소했던 이들조차 2년동안 길들여진 탓일까 마스크 벗기를 꺼려했다. 숨 막힌다고 마스크를 벗으려는 아이와 씌우려는 부모의 실랑이가 이제는 반대가 되어 벗어도 된다는 말에도 악착같이 아이들은 마스크를 챙기고 있다.
한 달전 유럽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공항도 비행기도 무척이나 오랜만의 재회였다. 말로는 익히 들었지만 프랑스, 스위스는 물론 경유했던 아부다비마저 마스크 구경은 하기 힘들었다. 어떤 방역절차도 없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일주일을 마스크 없이 생활하니 너무도 편했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 항공기에서 마스크 쓴 승무원들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인천공항에 내려서는 여전히 하얀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고 건강에 이상있는지 서류를 제출했다. 결국 다시 마스크를 꺼내 썼다. 그것이 우리의 룰이었지만 내국인이 나에게조차 to mush해 보였다. 아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었다면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하는 위험 국가에 입국한 듯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실내마스크 해제 첫날...'노마스크' 0명"
"대중교통 NO마스크 첫날...시민 대부분 "YES마스크"
언론 매체의 제목들이다. 이런 반응에 "외신도 제대로 당황했다"는 기사까지 나온다.
방역에 진심이던 정부가 이제 벗어도 된다는데 벗지못하는 이유는 뭘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코로나19가 끝난 것도 아니고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뀐 것이니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나무랄 수 없다. 다만, 마스크를 벗으면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고 팬데믹에 휩싸인다고 생각하진 말자. 지금까지 고생하고 함께 지켜왔기에 맞아할 수 있는 자유이다. 당당히 벗은 이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줄 이유도 없다.
아무도 벗지 않아 벗을 수 없다는 인터뷰는 우리가 얼마나 주위의 시선을 느끼며 살아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웃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