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을 연결해 준 나만의 공간
작년 여름 글쓰기를 시작하며 남편이 노트북을 마련해주었다. 2015년 맥북을 시도했다가 윈도우처럼 맥북을 사용할 바에는 그냥 윈도우버젼의 노트북을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MSsurface를 사용해왔는데 다시 맥북을 써보자 싶어서 덜컥 용기를 내서 맥북으로 구입했다.
직장 생활하며 회사 노트북을 사용하다 보니 개인 노트북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야 나만의 노트북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맥북을 처음 사용할 때는 익숙지가 않아서 편리하자고 쓰는 게 더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스트레스받으며 굳이 이럴 일일까 싶었는데 예전 같았음 냉큼 다시 윈도우버젼으로 갈아탔을 텐데 이번엔 오기를 부리며 맥북과 친해지기를 해보았다.
어느덧 맥북 5년 차에 접어든 아들 덕분에 맥북 개인 과외를 받고 있다. 아주 친절한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성실한 학생의 자세로 임하며 맥북 200% 활용하기를 열심히 배워가고 있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인데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치는 순간, 나만의 공간이 열린다는 느낌이 든다.
노트북을 펼쳐 보이면 나만의 공간으로 순간 이동되어 그곳에서 시간 여행도 하고, 이웃들도 만나고, 상상했던 이미지도 그려보게 된다.
홍콩에 와서 시작된 코로나 덕분에 가족들이랑 이만큼 더 가까울 수 없을 정도로 붙어 있게 되었는 데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같은 무게로 쌓이게 되었다. 그 힘든 순간들 나를 탈출시켜 주는 곳은 다름 아닌 노트북이었다.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게 노트북은 생각했던 일들을 실행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 주니 노트북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생산적인 시간을 보낸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나만의 공간인 노트북안에 여러 친구들을 초청하고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는 zoom, 전자책을 만들어주는 sigil, 본업인 브랜딩, 마케팅 일을 할 때 사용하는 ms office,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단한 이미지로 작업하게 도와주는 canva 디자인 툴, 글 쓰고 전자책 만드는 모임을 하며 표지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서 배우고 있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도 나만의 공간에 초청했다.
무엇을 해봐도 좋을 자신감은 노트북을 열면 조금씩 단단하게 장착되어 간다. 폴더가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나의 특별한 이야기가 쌓여감을 느끼게 된다.
직장 생활하며 스킨처럼 붙어 있던 컴퓨터, 노트북인데 이제 와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무슨 마음에서 일까?
내가 만들어 가는 일, 그 일을 응원해 주는 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일들을 해내고 있으니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노트북이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연결해 주는 영화 속의 친구 ET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특별함이 느껴지고 소중하게 다루어지게 된다. 나만의 일을 만들어가기 전 남편과 아들이 집에 혼자 있을 제 걱정에 "오늘은 뭐 할 거야? 어디 다녀와봐!" 염려가 한가득이었는데, 어느새부터인가 예전 직장 다닐 때만큼이나 하루의 To -do list가 늘어난 나를 보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게 되었다.
해야 할 일들에 마음 조급한 순간들도 찾아오지만 내가 만들어내고 있는 일들 덕에 매일 아침 눈뜨면 설레는 마음과 조금씩 자라는 용기와 도전을 만나게 된다.
나만의 공간, 새로운 세상을 연결해 주는 고마운 노트북, 이 곳에서 내가 소망하고 꿈꾸는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가고 싶다. @마이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