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남편과 함께 열한 시간의 비행길에 올랐다. 나의 네 번째 샌프란시스코 여행이었다.
10년 전, 인턴으로 취직한 친오빠가 샌프란시스코에 살기 시작했을 때, 오빠를 만나러 처음으로 그곳에 갔었다. 그로부터 3년 뒤, 나 혼자 미서부 여행을 떠났고 그 길에 오빠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며칠을 머물렀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나는신혼여행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또 갔다. 그때의 이야기를 묶어 에세이 <미서부 같이 가줄래?>를 펴내기도 했다. 첫 책 출간 기념으로 다시 한번 미국 서부로 떠나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몇 년간은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한참 만에 다시 샌프란시스코에 갈 기회가 생겼다.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오빠의 결혼식이 열리게 된 것이었다. 결혼 행사는 무려 3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일주일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무리 정신없이 지나갔다 해도 그저 머릿속으로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기억이었다. 그래서 짧게나마 남겨 보는 이번 여행의 기록. 이것은 <미서부, 같이 가줄래?>의 후속 편. 처음 경험해 본 미국 결혼식, 첫눈에홀딱 반한 새언니, 뜨겁게 즐긴 댄스타임, 부모님과 함께 한 짧은 여행, 중요한 일을 모두 끝낸 뒤 익숙한 장소들에서즐긴 낮잠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