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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보는 방식》 퇴고 일기 (1)

1차 퇴고

by 온정

초여름 출간 예정인 산문집 <사물을 보는 방식>의 1차 퇴고를 마감했다.

1차 퇴고 - 2차 퇴고까지 끝낸 뒤 1교 - 2교 - 3교의 과정을 거칠 예정.




퇴고에 노력을 많이 쏟는 편인데, 지금까지 써 온 책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보니 퇴고가 쉽지 않다(물론 지금까지도 퇴고가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책 쓰는 전체 과정 중에 가장 힘든 작업이다).

이전에는 좀 더 호흡이 긴 글 위주로 썼기에, 퇴고할 때면 글의 흐름을 타고 읽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 번 읽다 보면 흐름이 더 또렷해졌고 그 흐름을 방해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부분을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흐름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글이 매끄러워질 때마다 짜릿한 흡족함을 느꼈고, 그 맛을 알기에 퇴고의 고통도 견뎌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호흡이 짧은 글 70개를 봐야 한다. 짧은 글을 읽으며 흐름을 타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디테일은 눈에 들어오는데, 전반적인 그림이 괜찮은지 잘 판단이 안 선다. '어, 이 부분 좀 어색한 것 같은데.' 싶어서 고치고 나면, 막상 기존 문장이 더 나은 것 같고. 갸우뚱갸우뚱, 고쳤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1차 퇴고를 마쳤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 비슷한 성격의 책처럼 보이겠지만, 이번 책 작업은 나에게 은근히 새로운 도전이다.

이걸 또 넘어서야 한 발짝 발전하겠지.


이제, 2차 퇴고의 시작이다.

정직하게 읽고 또 읽으며 나만의 방법을 찾아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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