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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충호 Feb 15. 2024

순례자 혹은 나그네로 살아간다는 가벼움

Pilgrim song & A Poor Wayfaring Stranger

우리의 삶은 여행이라는 정의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특정 목적지나 여정 없이 떠나는 여행,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들꽃과 아무런 소리도 없이 하늘을 무심히 가르고 지나가는 새를 이따금 보게 되는 시골이나 외딴 지역을 통과하기도 하고, 묵언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도심을 지나는 도보 여행자를 닮았다고나 할까요. 그렇다 보니 계획에 없던 방황도 여행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그렇게 다다르게 된 낯선 장소를 탐험하는 경험의 집합체가 인생이다 싶습니다.

종일 고통스럽게 걷다 보면 자동차, 기차, 비행기를 떠올리며 순식간에 새로운 장소로 공간 이동을 하고, 새롭고 화려한 문화, 요리 및 관습을 경험하고픈 욕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괴롭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을 원하는 대로 쉬이 오갈 수 있는 여유도 없고, 그 욕망이 소용돌이를 끝내고 남긴 침잠물을 보면 이 세상의 여행자, 나그네, 순례자가 더 어울린다는 깨달음에 도달해 있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속을 비운 몸이 가볍게 움직이듯이 욕망을 비운 마음이 자유로운 건 사실인가 봅니다. 순례자를 자처하는 수녀들의 노래는 가벼움을 넘어 경쾌한 그들의 발걸음을 떠올리게 하고,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잠시 쉬고 있는 병사의 목소리는 이미 구원받은 영혼처럼 흔들림 없는 평화를 보여줍니다.




#Pilgrim song 

   

Man is lonely by birth,

Man is only a pilgrim on earth

Born to be king, time is but a temporary thing.

Only on loan while on earth.

우리는 날 때부터 외로운 존재

그저 땅 위의 순례자일 뿐

왕이 되어도 한순간

그저 빌려온 삶이지  

   

Like the wind in the tree,

Man has been rather reckless and free,

Thrown far and wide, he longs to settle down beside,

The stream flow through eternity.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처럼

우리는 분별없이 자유롭지

저 멀리 아주 먼 곳에 정착하고 싶어 하지

영원을 향하여 흘러가는 강물처럼

     

Like the grass on the lawn,

He will pass by the way and be gone,

A lesson to learn, We walk but once, there’s no return.

Time is always moving on.

잔디밭 위의 풀처럼

우리는 곧 사라지게 되겠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돌아오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있다는 것

     

Man is longing for One,

For a song and a place in the sun,

A home up above, Where everyday is lived in love.

For rest when the journey is done.

우리는 소망하지

햇살 부신 곳에서 노래하기를

사랑 속에 사는 저 위의 집에서

여행이 끝나면 쉴 수 있기를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from 1917)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I’m travelin’ through this world of woe

나는 고통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여행하는

보잘것없는 나그네입니다.

     

Yet there’s no sickness, toil nor danger

In that bright land to which I go

하지만, 내가 갈 밝은 나라는

아픔도, 고역도, 위험도 없습니다  

   

I’m going there to see my Father

I’m going there no more to roam

나는 그곳으로 갑니다. 나의 아버지를 만나러

나는 그곳으로 갑니다.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I’m only going over Jordan

I’m only going over home

나는 그저 요단강을 건너갑니다.

나는 나의 본향으로 갑니다.   

  

I know dark clouds will gather round me

I know my way is rough and steep

물론 먹구름이 날 둘러싸고

가는 길은 험하겠지요

    

But golden fields lie just before me

Where God’s redeemed shall ever sleep

하지만 그곳은 끝없는 황금빛 들판이 펼쳐지고

구원받은 자들이 영원한 쉼을 누릴 것입니다.  

   

I’m going there to see my mother

And all my loved ones who’ve gone on

나는 그곳으로 갑니다, 나의 어머니를 뵈러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이를 만나러

     

I’m only going over Jordan

I’m only going over home

난 그저 요단강을 건너갑니다

나는 나의 본향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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