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그리워 찾는지 선율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우연히 내 귀에 들어온 멜로디가 밤을 지나 새벽이 되도록 놓아주지 않는다. 새벽 4시. 하릴없이 계속 듣기를 약속하고 이불을 덮으며 나의 꿈길을 찾아간다. 새벽 별빛의 도움을 받아 들어간 꿈 속에선 동주가 그의 청춘이 다하도록 별을 헤고 있었다.
... 아프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꿈의 연가’는 환경음악 작곡가로 알려진 박경규가 팬파이프를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한다. 맑고 고운 그러나 언제 깨질지 모를 사랑이 팬파이프 특유의 음색과 선율로 아스라이 펼쳐진다. 팬파이프 왕국의 제왕 Gheorghe Zamfir가 연주 목록에 올리며 그 진가를 인정받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