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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네레빗 Feb 16. 2017

[한줄로 보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서부극을 상징하는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서부극 해체과정.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1992>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 모건 프리먼



한줄로 보는 영화 리뷰


1. ‘죄의식’을 통해 허구적 인물에서, 현실적인 인물로 변하다

 

2. ‘서부극을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한줄평 세부 설명]


1. ‘죄의식’ 을 통해 허구적 인물에서, 현실적인 인물로 변하다


서부극하면 떠오르는 장르적 관습은 무엇일까요? 


흔히 딱 떠오르는 건 고독한 카우보이가 등장해서, 악당들을 총탄으로 일거에 소탕하는 장면들입니다. 


‘선과 악’,‘배신’,‘복수’,‘물욕', '현상금'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카우보이 주인공들은 총탄 세례를 사정없이 상대방에게 퍼붓습니다.




                                               <황야의 무법자(1964)> 속 클린트 이스트우드




여기까지는 아직 허구적인 인물상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죠. 


일종의 현대 영화 <어벤져스>에서 보이는 만화 캐릭터같은 존재들인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총을 쥐어주고 사람을 직접 쏴보라고 하면 이후에 어떻게 될까요? 


목적이 어쨋건간에 ‘살인’이라는 수단을 행하고 난 이후, 


악몽같이 여러분은 ‘사람을 죽였다는’ 죄의식 속에 평생을 괴로워할 것입니다.




극 중의 모건 프리먼,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리고 ‘키즈’로 불리는 허세 가득한 소년 카우보이는 


모두 이러한 죄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키즈를 보면 마치 누구나 다 끝장낼 수 있다던 


허세 가득한 소년으로 처음에 등장합니다. 




                                                             " Sorry munny, I can't shoot." 



정작 첫 살인 이후, 얼굴이 급격하게 굳으면서 돈도 버리고 떠나는 장면은 이를 너무나도 잘보여줍니다. 


그리고 모건 프리먼 역시 ‘악당’을 소탕하는 바위에서 악당을 악당으로 보지 못하고,  


하나의 인간으로 보면서 그 악당들에게 총을 겨누다가 급격하게 동요합니다. 


그리고 나는 못쏘겠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대목들에서 이 만화 속 주인공은 현실적인 인물로 넘어옵니다.



참조-->어벤져스 <시빌 워>







2. ‘서부극을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서부극은 1920년대 <역마차>라는 영화로 장르적 관습(클리셰)을 완성시킨 이후, 


게리 쿠퍼 등의 명배우들을 통해 <하이 눈> 등의 작품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대표적인 관습으로서 ‘선악을 응징하는 일당백의 영웅’, ‘고독한 백인 카우보이’라는 


두 개의 기둥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러나 소위 B급으로 불리는 양산형 서부극들이 넘쳐나면서 


서서히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백인도 나쁘다!" 라고 선악을 뒤집은 <수색자>같은 영화가 등장하고


"아니, 선악같은 건 없어 사실은 모두 다 무법자들일뿐이야!"라고 말하는 <황야의 무법자>같은 


스파게티 웨스턴 무비도 등장합니다.


<황야의 무법자>에서 <용서받지 못한 자>로, 서부극을 상징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제 여기서 한발짝 더나아가, 서부극의 공통된 만화적 캐릭터를 해체하고, 


그들도 우리처럼 다 힘겹게 밥먹고, 늙어서 자식을 키우고, 


과거 자신의 ‘죄’에 끊임없이 용서받지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영화에서 끊임없이 말해줍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총격 액션이나, 로드무비같은 끝없는 말타는 질주의


모습은 많이 절제되고, 내면의 고민을 더 드러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화려한 총격전을 기대한다면, 심심하게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다른 다양한 웨스턴 무비들을 즐겨본 다음,


한 영화 장르안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더욱 재밌게 서부극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Cf. 서부극의 또다른 흥행이유? ‘추억’


총격전, 말의 스피드감 등등 오락적 요소를 제외하고서 또다른 흥행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추억’하고도 밀접합니다. 


서부극 자체는 일종의 미국판 <응답하라> 시리즈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서부극이 흥한 시기는 1920~30년대를 기점으로 60년대 전까지 크게 번성하게 됩니다. 


어떤 해에는 미국 영화 전체 편 수 중 4분의 1이 서부극이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서부극의 공간 배경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과 ‘도시’의 중간 단계적인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1890년대 시기였습니다.  1930년대의 사람들은 더 이상 서쪽으로 개척할 땅이 없어지고, 


빠르게 법과 도시가 들어서는 일종의 ‘문명화’속에 살았습니다. 


법과 질서는 사람들을 안심시키지만, 한편으론 어른이 된 우리를 지루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뭐든 할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듯이, 서부 개척 시기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미국인들의 아련한 과거에 대한 향수를 적절히 자극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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