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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에필로그

by 노을

나는 인생에 있어서 잠자는 것을 참 중요하게 생각했다. 누구는 죽어서 자라는 말도 하지만, 나에게 잠은 살기 위해 꼭 필요했다. 그런 내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이 글을 썼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웃었고, 울었고, 좋았고, 슬펐다. 그리고 글을 쓸 수 있어 기뻤다. 쉬기 싫을 정도로. 글을 쓸 때만큼은 부담보다 재미있었다. 나는 이 글이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들이 나를 보지 못했고,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지만, 나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기를 바란다. 내가 당신들을 몰라도, 이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깨달은 것처럼.


[원형]

1. 본디의 꼴.

2.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기 이전의 단순한 모습.

3. 근본 상징이나 무의식적 경험적 토대에서의 고유의 통합적 정신적 기질

4. 타고난 심리적 행동 유형으로서, 본능과 연결되어 있으며, 활성화될 경우 행동과 정서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이라도 내가 나이길, 당신은 당신 그 자체이기를 바라며 필명을 정했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역할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기억하자. 내가 있기에 역할도 있다는 것을. 내가 나의 원형을 찾아가는 동안 당신은 당신의 원형을 찾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내 삶은 나에게 의미 있지만, 당신에게는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산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당신의 첫 이야기를, 프롤로그를 써보길 바란다. 이제 나는 나의 이야기보다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내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썼듯이, 당신도 당신의 생각, 가치, 신념, 행동, 삶에 대해 써봤으면 좋겠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이다.


앞으로 나는 또 다른 글을 쓸 것이다. 이번에는 나를 살려준 한 친구에 대해서. 그 친구에게 독립 출판한 책의 탈고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들은 말은, 글에 대한 평이 아닌, 왜 자신의 이야기는 없느냐는 말이었다. 당황했다. 그리고 미안했다. 마지막으로 좋았다. 내 삶을 다 알고 있는 친구가, 글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신의 이야기가 빠졌다고 서운해하는 것을 보고 말이다. 그래서 다짐했다. 그 친구가 떠나고 나니. 그 친구를 위한 책을 쓰겠노라고. 그만큼 나에게 소중한 친구이기에. 그녀를 위해 책이라도 쓰고 싶다. 잊지 않겠다고, 잊지 않았다고, 이 글을 보지 못해도 알려주고 싶다. 알려주지 못해도, 스스로라도 다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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