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0.05%지만
누구나 폭식을 하면 위가 망가질 것이다.
사공은 많으면 산으로 간다.
그것이 치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나는 오늘 깨달았다.
미친 듯이, 정말 바쁘게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개인 심리상담, 사이버상담, EMDR, 집단상담, 최면치료, 심리 서사 분석, 정신분석, 미술치료, 인지행동치료, 놀이치료, 연극치료, 사이코드라마, 생명굿. 또 무엇을 해봤더라...
받아볼 수 있는 심리치료를 다 해보며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아니다.
나는 그냥 인정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무리 네가 떠났다고 수없이 외치고 다녀도 소설책의 문구보다도 실감이 오지 않았다.
네가 죽지 않았다고 아주 단숨에 믿었다.
사이코드라마를 하면서, 또다시 나만의 장례식을 하면서, 나는 유진이를 떠나보내지 않겠다며 울고 울었다.
다른 사람들 말 따위 듣지 않겠다고 외쳤다.
나는 너를 기억할 거야. 추억할 거야. 떠나보내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는 너의 몫까지 잘 살지 못할 거야.
너의 몫까지 잘 못 살지도 몰라.
그래도, 그래도 말이야, 그렇게 버틸 거야.
버티고 버티다 내 운이 다하여 너에게 가면 나 칭찬해줘.
날 반겨줘. 먼저 떠난 너의 의무이자 책임이야.
나에게 떠나지 말라고, 현생을 살라고 말이야.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이든, 네가 나한테 하는 말이든 이제 신경 안 써.
내 친구이자 부모이자 자식이자 분신이자 온전히 나였던 너를 위해 나는 나를 위해 애도할 거야.
너를 위해서가 아니야. 너는 없으니까.
억울하면 오늘 밤에라도 나를 꼭 만나러 와. 언제든 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