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각자의 나이듦 Jan 29. 2023

나에겐 가족이 편안이고 행복이라, 이 일을 하고싶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뭘 할 때 행복한지 물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내게로 돌아왔다.

"누나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하세요?"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가족'이었다.

정말 진부하지만 정말이라서. 정말 가족이라고 이야기했다.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눌 때.

장난치고 웃고 떠들 때. 이 시간이 오래도록 가기를 바란다.

또 내 집중이 흩어지지 않도록 가장 노력한다.


가족들이 좋은 환경, 좋은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꼭 가족들끼리가 아니라, 그냥 개인의 삶에서 그러기를 바란다.


예전엔 이걸 '부채감'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단어로 이 비즈니스의 관점을 감성으로 흐리는 것 같아 촌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제는 그걸 '행복'이라고 표현했다. 진심이었다.


또 가족이 책임/의무가 아니라 행복이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적절한 균형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부채감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잘 지킬 수록 가족은 더더욱 행복이 된다는 것을 알아서.

(이 와중에도 영상통화가 와서 잠시 행복했네)


일에 대한 불만족, 불편함도 여기서 시작한다.

나의 행복인 가족들이 느끼고 느껴왔던 불편함을 해결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지금 당장, 직접적으로 해결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같은 고령친화산업 범주 내에서 취업을 하고 능력을 키우는 기간이라고 하지만, 이 관점을 자주 까먹는다.


그래서 요즘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행복과 안정을 추구해 본다.

전화를 하고 연락을 남기고 안부를 묻는다.

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정말 가족의 그 가족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이들에게 내 사랑을 나눈다.

다만, 내 걱정은 조부모님의 시간은 흘러간다는 것. 건강하신 동안에 할머니 할아버지까지도 사용하실 수 있는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한편으로는, 그 분들이 안계시면 내가 이 산업에 이렇게 마음이 갈까, 싶은 의심아닌 의심도 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제 더 이상 나는 부채감 때문에 고령친화 산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 행복을 위해 자연스럽게 나의 시간과 노력을 쓰고 싶어졌다고 말하면 되겠다.

사회를 위해, 그게 문제니까, 는 두 번째이다. 나의 욕망과 행복이 거기서부터 시작이 되어서일 뿐.


--------------

최진석 '인간이 그리는 무늬' p.77


"무엇을 연구하려고 하는지요?"

"도가 철학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여느 때처럼 되물었죠.

"왜 도가 철학을 공부하고 싶지요?"


저는 도덕경을 읽을 때가 제일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나한테 사람이 하나 걸어 들어왔구나!' 하는 전율을 느꼈어요.

제 앞에서 스스로 멋쩍은 대답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진땀을 흘리고 있는 그 학생이 자신의 욕망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한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


그나저나 나의 지인은 몰입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좋은 포인트였다.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이 생각났고 언젠가 선물해주고 싶어 졌다.



작가의 이전글 욕심내지 않는 기획자가 되어야 할텐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