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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각자의 나이듦 Oct 24. 2021

콘텐츠와 공간을 활용해 세대 간 우정를 만드는 법

현직자 인터뷰 (1) 영국  '투게더 프로젝트' 루이스 굴든 대표

3줄 요약 

일방적 봉사는 오래 못가...노인과 젊은이 모두 뭔가 얻을 수 있어야

노인 요양원에서 영유아와 부모 무료 참여하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전문가와 수준 높은 프로그램 기획...3세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환경 조성

부모와 아이는 재미와 유익 얻고 노인의 외로움도 덜어줘


@ The Together Project  홈페이지 


" 치매 노인들이 모여 사는 영국 런던의 한 요양원에 들어서니 노인이 아니라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4세 이하 아이 8명이 카펫 위를 뒹굴며 놀았고, 아이 부모들과 18명의 요양원 노인이 카펫을 빙 둘러 앉았다. 이들은 서로 가족이 아니다. 자원봉사자들도 아니다. 아이들과 아이 부모들, 휠체어 탄 노인들은 강사가 가르쳐주는 노래를 다함께 따라 부르고 율동도 배웠다. 커다란 비누방울을 만져보고 부드러운 스카프에 얼굴을 부비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그저 즐거워하는 아이들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였다. " 

 

 영국의 사회적기업 ‘투게더 프로젝트(The Together Project)’가 진행하는 ‘노래와 미소(Songs & Smiles)’ 프로그램입니다. 아동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노인 요양원에서 진행합니다. 콘텐츠와 공간을 연결해, 세대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을 디자인했습니다. 

 프로젝트의 반응이 좋아 설립 2년 만에 21개 요양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영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와 부모의 수가 일주일 평균 200명 입니다. 

 프로젝트 기획자는 어떤 이유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어떻게 프로그램을 설계했을까, 프로젝트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했습니다. 런던 ‘투게더 프로젝트’ 사무실에서 루이스 굴든(39)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 2019년 11월 18일, 조선일보 미래탐험대 100의 일원으로서 취재한 내용을 편집하였습니다. 


사회적기업 ‘투게더 프로젝트’를 2017년 설립한 루이스 굴든 대표가 영국 런던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어 투게더 프로젝트를 시작하셨나요? 

 예전에 노인 시설에서 몇 년 동안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이 노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노인들을 지원하는 네트워크가 없을 때 그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고립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또 아이를 낳으면서 어린 아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됐죠. 아이와 함께 외출했을 때 시장이나 버스 안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아이를 행복한 얼굴로 바라보며 미소 짓고 아이와 함께 놀고 싶어하고 엄마인 제게 말을 걸어오셨어요.


 그래서 처음엔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제 아들을 데리고 요양원을 찾아가 노인들과 차를 마시면서 수다 떨 수 있는지 가까운 요양원에 물어보려 했어요. 그러다가 ‘나 혼자만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이 그룹을 지어 정기적으로 노인과 함께 모인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활동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지만 전혀 없었거든요. 저는 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크라우드펀딩으로 돈을 모아 이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를 열렬하게 지지했고, 따져볼 것도 없이 좋은 일이라고 했어요. 긍정적 효과가 너무나 명백하다고요. 


@ The Together Project Youtube.



‘투게더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 아이 부모, 노인까지 서로 다른 3세대간의 교류입니다이 관계의 긍정적 효과는 무엇일까요?

 이 프로젝트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은 서로에게 유익한 모임을 만드는 거에요.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위해 일방적으로 봉사하는 관계가 아니에요.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자 무언가 얻어갑니다. 


 어린 아이에겐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노인에 대해 알아갈 기회가 됩니다. 아이가 노인을 놀이 친구로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해요. 또 자신의 부모가 치매 노인을 친절하고 참을성 있는 태도로 대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 공감능력과 인내심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는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에요. 아이는 치매 노인도 우리 사회의 일부라는 걸 이해하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참여하는 아이의 부모도 공동체 안에서 이웃과 어울리며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느끼는 기회를 얻습니다. 자녀와 함께 좋은 일을 하고 자녀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어 즐거워하시죠.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모임을 찾아갈 뿐인데, 그 자체로 누군가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에요. 자신의 아이가 노인들과 함께 지내는 기회가 매우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세대를 연결하면 우리는 보다 포용적이고 친근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장애를 평범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런 장애를 가진 이를 외면하지 않기 바랍니다. 특히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 '투게더 프로젝트’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투게더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노래와 미소'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노인과 아이, 아이 부모의 모습 / 출처 투게더프로젝트 


다양한 콘텐츠로 전 연령의 경험을 디자인하다.  

 좋은 의도를 가졌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열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뜻한 마음을 넘어, 참여하고싶은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의 질이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의 반응이 좋아 설립 2년 만에 21개 요양원으로 서비스를 확대 한 투게더 프로젝트. 영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와 부모의 수가 일주일 평균 200명 입니다. 투게더프로젝트는 프로그램의 질을 어떻게 설계하고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세대간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게 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러면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일방적으로 돕는 것은 재미 없고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직접 참여해보고 프로그램 자체의 질이 높다는 걸 느꼈습니다. 기획하실 때 특별히 신경쓰신 부분이 있나요.

 프로그램 자체의 품질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요. 전문 음악치료사와 모든 역령대의 각기 다른 조건을 모두 포괄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설계합니다.  


 우선, 오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요. 악기, 노래, 비눗방울, 색색의 스카프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포맷을 만듭니다. 아기는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고 치매 노인은 기억력이 쇠퇴해 쉽게 혼란을 느껴요. 그래서 노래는 노인이 아주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것으로 틀어요. 말이나 노래를 따라 하기 힘든 사람을 위해, 부드러운 스카프를 나눠주고 촉감을 활용합니다.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기계로 비눗방울을 만들어내 색감을 느껴보게 해요. 거동이 불편한 사람,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은 사람, 노래는 부를 수 없지만 촉감과 색감을 느끼며 참여하고 싶은 사람 모두 따뜻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또한, 참가자들이 이 환경에 친숙해지도록 매번 같은 포맷으로 진행합니다. 


@ The Together Project Home-page

 일례로, 아이 부모님들은 이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때 "나와 내 아이가 우리 동네 이웃을 위해 멋진 일을 할 수 있어. 나와 내 아이가 다른 사람의 일상에 밝은 빛이 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오셔요. 그런데 일단 경험해본 뒤엔 내용이 알차고 수준이 높다고 말씀하십니다. 



참여하는 아이들을 4세 이하로 제한하는 이유도 따로 있나요? 

 태어나 첫 3년 동안 아이의 뇌가 형성됩니다. 말 그대로 처음 3년간의 모든 경험이 뇌와 인격을 만들죠. 그 시기에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을 경험할 기회를 접한다면 아이가 세상을 보는 방식도 달라질 거에요. 

 아주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치매)노인을 접한다면 자라난 뒤에도 그들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요양원 직원과 아이 부모가 노인을 도우며 노인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모습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거죠.  


영국 입스위치의 버클샴 그랜지 케어 홈에서 열린 ‘노래와 미소’ 프로그램으로 처음 만난 제러드(왼쪽)군과 버나드씨. 노래 부르기 어려운 아기나 노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고운 색깔의 부드러운 스카프를 활용한다. / 투게더 프로젝트 


지원금을 통해 운영되다보니 프로그램의 영향력이나 결과를 객관적으로 나타내야 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요? 

 아이들의 친절함, 인내심, 공감 능력 등이 실제로 향상됐는지 증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몇 년 동안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거에요. 참가자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결과 평가가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지금은 대규모 연구를 진행할 예산이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방안들을 찾고 시도하고 있어요. 


 프로그램에 참가한 노인들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요양원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요. 특정 노인 몇 명에게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 참여 전의 상태, 참여하는 동안의 감정 변화 등을 조사합니다. 아이들에 대해서는 부모님에게 조사를 진행해요. 참여 전후 아이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어떤 점에서 유익했는지 피드백을 받습니다. 한 부모님은 자기 아이가 처음엔 수줍고 낯설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내내 엄마와 붙어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돌아다니고 먼저 노인에게 다가가 손 흔들며 인사했다고 알려주셨어요.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셨죠. 이런 데이터를 계속 수집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이런 자료가 매우 귀중합니다.


투게더 프로젝트  아이와 단둘이 지내다 고립되기 쉬운 젊은 엄마들도 ‘노래와 미소’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육아 노하우를 배우기도 한다. 


실제로 긍정적 효과를 보인 아이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요양원을 자주 방문했던 저의 세 살 아들이 어느 날 무릎을 살짝 다쳤어요. 자기 상처를 보면서 ‘아, 거기(요양원)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아픈 거구나’라고 혼자 말하더니, 잠시 무언가 생각하곤 조금 슬픈 표정을 지었어요. ‘아마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이렇게 조금 아프겠지?’라고 생각하며 자기 감정을 그들과 연결한 것 같아요. 아주 어린 아이도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던 한 아이는 어느 날 마트에서 노인들을 보고는 손으로 가리키며 “어, 친구다!”라고 말했대요. 그 아이는 노인을 함께 노래 부르는 친구로 만나왔기 때문에 그저 ‘이 사람들은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노인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는 처음엔 좀 무서워하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긴장해요. 하지만 노인과의 교류가 일상적인 일이 된다면 두려워하지 않게됩니다. 그렇게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노인을 친구라고 생각하게 될 거에요. 투게더프로젝트는 바로 이런 것을 이루고 싶습니다.

출처 투게더 프로젝트 홈페이지 


부모 세대의 에피소드도 있나요. 

 "덕분에 건강한 삶을 누리고 건강한 목적을 갖게 됐으며 더 큰 공동체와 연결됐다. 항상 나를 응원하는 가족과 같은 강한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제가 아이 - 아이 부모 - 노인까지, 3세대간 교류를 기획한 것도 첫 아이 낳고 엄마가 된 이후의 개인적 경험이 반영되었어요사회적 고립은 노인만 겪는 것이 아닙니다.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는 부모도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환경에 처하면서 같은 문제를 겪죠. 아이를 돌보다 보니 계속 아이와 단둘이 있게 되었어요. 저는 이웃 공동체와 좀더 연결되고 싶었어요. 특히 직장에 다니다가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부모에겐 아이와 단둘이만 지내는 하루하루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이 필요했지만, 아기를 데리고서는 사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고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을까?  

고령화 사회의 현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의 의견이 궁금했습니다. 투게더프로젝트가 영국 전역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를 서비스로 이용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는 영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세대 간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사회적기업으로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나요. 또 2년만에 프로그램이 런던을 벗어나 영국 전역으로 확장되었어요. 운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여러 경로로 다양한 지원금을 활용합니다. 시작은 크라우드펀딩으로 했어요  그 다음엔 국가 지원금을 신청했습니다. 영국 로터리 재단에서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고있어요. 아이와 부모는 프로그램 참가비가 무료지만, 프로그램이 열리는 요양원은 투게더프로젝트에 비용을 지불합니다. 홈페이지에서 일반인들의 후원금도 받고있어요. 

 운영에 있어서는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강사와 운영자를 훈련하고 있습니다. 예약은 런던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강사와 운영자를 지방으로 파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최수현 기자인터뷰를 마치고 미래탐험 김의현(왼쪽) 대원과 ‘투게더 프로젝트’ 루이스 굴든 대표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세대 간 교류는 영국 사회에서 많은 이의 관심을 받는 이슈인가요.   

 3년 전 ‘노인들의 집’이란 TV 프로그램이 방영됐어요. 3~4세 아이들을 몇 달 동안 정기적으로 요양원에 데려가 이러한 교류가 노인과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했어요. 연구 결과는 긍정적이었고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연자들은 세대간 교류를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더 행복해졌으며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졌어요. 이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했죠. 


 영국에서 세대간 교류의 긍정적 효과를 깨닫는 이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에요. 영국인들은 세대별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살아갑니다. 고령의 친척과는 떨어져 살고 노인은 고립되어 가요. 아이는 일상에서 노인을 자연스럽게 접하기 어렵고, 젊은이는 어른의 지혜와 경험을 활용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의 집’을 보면서 서로 다른 세대간의 관계가 매우 건강하다는 걸 많은 영국인이 깨닫기 시작했어요.

 또 노인끼리만 교류하는 관계가 노인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저도 훗날 나이 들었을 때 제 또래들에게만 둘러싸이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뒤섞여 살아야 해요.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영국인들도 깨닫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고령화 사회의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우리가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노인들이 마치 자신과 전혀 관계 없는 별개의 집단인 것처럼 이야기할 때가 많지만 사실 그들은 곧 우리 자신입니다. 요양원에서 만난 한 여성은 몸이 너무 말라서 걸어다닐 수조차 없었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그를 연약한 노부인으로만 생각했어요. 어느 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가 젊은 시절 무용수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런던의 아주 큰 무대에서 일주일에 5번씩 수백 명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하셨던 분이었죠. 갑자기 그녀가 완전히 달라 보였어요. 환상적이고 놀라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며 멋진 일을 해낸 사람이었죠.


 사회가 노인을 지금보다 더 존중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한 명 한 명 개별적 인간으로 바라봐야 해요. 그래야 그들의 지난 삶 경험, 지혜, 그들이 이뤄온 모든 놀라운 일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위 인터뷰는 조선일보 미래탐험대 10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김의현 탐험대원, 동행 취재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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