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은 고양이가 자신의 온도를 나누는 법 >
일상의 너무나 귀여운 순간
작은 고양이 오랑씨가
자신의 온도를 나눠주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배 위에 올라가는 것,
일명 ‘배냥이’라고도 하죠.
많은 집사들이 고양이들과 같이 잠을 자곤 하는데 저는 아토피로 인한 알레르기가 심해서
오랑이와 같이 잠을 자지 않습니다. 침실에는 거의 못 들어오게 하죠.
그래서 침실에서 자고 일어나면 그동안 못 봤다고(야! 그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집사 에너지가 떨어진 오랑씨는 문 앞에서부터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그때 짠하고 침실 밖으로 나가면 저렇게 ‘배냥이’ 모드가 되죠.
고양이들은 기분 좋으면 ‘골골송’이라고 그르렁 소리를 내는데
배 위에 올라간 오랑씨가 ‘골골송’을 불러대면
소리도 소리지만 온몸이 울려대는 진동이 어마어마합니다.
두번째는,
무릎에 올라가는 것.
일명 ‘무릎냥’이라고 무릎 위에 올라가서
인간을 방석처럼(?) 이용하는 아주 바람직한 자세인데
(왜냐하면 ‘배냥이’는 오래하면 제가 숨을 못 쉬는 부작용이 있거든요!)
이때도 ‘배냥이’와 마찬가지로 ‘골골송’을 부르고 좋아합니다.
물론 ‘무릎냥’도 오래하고 있으면 집사는 다리를 잃게 되죠. (감각이 사라지는 시점이 오거든요!
그리고 세 번째가….
이렇게 몸 한구석을 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는 배나 무릎 위에 올라갔을 때처럼 ‘골골송’을 부르지 않고
건드리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가만히, 조용히 몸 한 부위를 붙이고만 있으면 됩니다.
이러고 있을 때 귀찮게 하면 녀석은 저만치 가버립니다.
같이 지내다 보니 참 신기합니다.
요 작은 털뭉치 녀석은 몸속에 온도 게이지가 있어서
너무 넘치면 나눠주고 모자라면 우리에게 받아가곤 합니다.
이 세 번째는 거의 충전이 된 상태라 저렇게 살짝만 닿고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더 충전된 상태라면 그냥 보이는 공간에만 있어줘도 괜찮습니다.
아침마다 석 달쯤 못 본 것처럼 난리난리 울어대며 맹렬하게
배 위로, 무릎 위로 올라와서 골골대는 순간도 좋지만
슬그머니 몸 한구석만 붙이고 있는 순간도 좋습니다.
이런 녀석의 행동을 보면서 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럴 때가 있잖아요. 꼭 끌어안아 줘야 할 때가 있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 할 때가요.
그 순간순간의 온도를 잘 파악해야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잘 지낼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이런 작고 귀여운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쌓여 한 달, 그리고 1년이 됩니다.
매일 넘치지 않게, 하지만 모자라지도 않게.
귀엽고 따뜻한 시간이 쌓이고 그걸로 또 괜찮게 살아남습니다
100퍼센트 충전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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