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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31. 2024

[치앙마이 21일 차] 똠양꿍

추억의 맛

 드디어 똠양꿍을 먹었다. 7년 전 치앙마이대학교 앞에서 처음 먹었던 바로 그 똠양꿍. 그 집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때 같이 먹었던 여행자 친구들은 더 이상 옆에 없지만.


 이번주에 한번 먹으려고 시도했는데, 쉬는 날이었는지 똠양꿍 노점이 없더라. 아쉬웠다. 역시 뭐든 하고 싶을 때 해야지. 다음에 해야지 하고 미루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음을 깨우쳐줬다.


 여긴 국물이 끝내준다. 재시도 끝에 먹은 귀한 똠양꿍이라 그랬을까. 추억이란 소스도 듬뿍 들어가서였는지도! 여전히 맛있었다. 작은 사이즈를 주문한 게 조금 아쉬울 정도. 풍미 가득 해산물을 실컷 즐기기 위해서 큰 사이즈 주문을 추천한다. (큰 사이즈: 125밧, 작은 사이즈: 55밧)


 노점상이다 보니 지나가는 몇몇 한국인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아 우리도 여기서 먹을걸. 저기 맛없대. 세상 맛있게 먹고 있는데, 무슨 소리! 이어폰 끼고 먹을 걸.


 똠양꿍은 똠: 끓이다, 양: 샐러드, 꿍: 새우로 새우 샐러드탕이다. 큼직한 새우 한 마리가 주인공이고, 샐러드에 들어가는 향신료가 조연이다. 향신료가 너무 독보적인 향을 풍겨서, 똠양꿍을 시도조차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 집의 국물은 너무 시큼하지 않아서 누구든지 첫 입부터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나도 여기서 똠양꿍을 처음 맛봤다.


 맛을 모르는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건 여전히 어렵다. 이미 맛있게 먹어본 친구의 추천 덕분에 따라와서 먹었던 곳이라, 여전히 내겐 최고의 똠양꿍으로 남아있다. 나는 이십 대에서 삼십 대가 되었지만, 똠양꿍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단 게 참 반갑고 든든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첫 똠양꿍을 시도하는 곳으로 계속 자리하길 바라본다. 다음엔 혼자서도 큰 사이즈로 똠양꿍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도록 말이다.

똠양꿍 식당(Tom Yam Goong Super Zaab) 위치: https://maps.app.goo.gl/ZBUidqBZUgYhf6eM8?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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