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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Apr 07. 2024

[치앙마이 28일 차] 녹차리필

생각하지 못해서 더 맛있었던

태국음식이 물릴 때면 피자, 치킨, 햄버거를 먹는다. 이제는 그것도 질려서 일식집에 갔다. 최애 일식메뉴인 돈가스카레를 주문했다.


태국음식점에 가면 보통 한켠에 얼음 가득, 물 가득해서 셀프로 따라 마시면 된다. 반면 일식집은 국물도 없다. 물 먹는 하마인 나는 아이스 녹차를 시켰다.


돈가스는 바삭했고 카레는 적당히 짭짤했다. 일본에서 먹는 것에 뒤지지 않을 태국에서의 일식이었다. 치앙마이에서 꽤 괜찮은 일식을 맛볼 수 있는 여건 덕분에 태국음식에서 가끔씩 벗어나도 괜찮더라.


아무래도 카레가 짭짤하다 보니 녹차를 거의 다 마셨다. 친절하게도 직원분께서 선뜻 녹차를 리필해 주시는 게 아닌가. 오픈 첫 손님이라 그랬을까. 음식을 가져다줄 때 내가 두 손을 모아 감사인사를 해서 그랬을까.


15밧을 더 내기 아까워서 아껴마시고 있던 녹차였는데. 이유는 모르지만, 갑자기 녹차부자가 되어 기뻤다. 덕분에 한층 즐거운 상태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얼음녹찻물이 내 최애음료가 되었다.


 외국에 나오니 사소한 일도 인상적인 경험으로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 얼음물을 기본으로 무한제공하는 태국음식점 덕분에 물 서비스가 없는 식당에 가면 얼음물이 그립다. 그런 의미에서 일식집 직원이 선물한 시원한 녹찻물 서비스는 인상적이었다. 잊지 말고 그녀가 베푼 작은 친절을 기억해야지.


이렇게 매일 태국사람들에게 일상 속 작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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