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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Jun 01. 2024

[치앙마이 83일 차] 태국어 그리는 사람

태국어는 모르지만

 어젯밤 지도에서 처음 보는 식당 한 곳을 발견했다. 사실 내일이면 귀국이라 새로운 장소보단 이미 가본 곳을 한번 더 가고 싶다. 그럼에도 이곳은 리뷰가 좋아서 호기심이 생겼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가족식당이었다. 할머니 사장님이 카운터에서 주문지와 함께 메뉴판을 건네주셨다. 당연히 태국어였다. 태국어는 모르지만 번역기를 쓰니 무슨 음식인 지 다 알아보겠더라.


 당당하게 돼지고기 볶음밥에 오믈렛 추가라고 태국어를 그렸다. 사장님이 삐뚤빼뚤한 내 글씨를 귀여워하셨다. 다행히 나의 주문을 이해하셨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간이 잘 된 음식이라 맛있었다. 집밥을 먹는 기분이랄까. 가족끼리 요리하고 서빙하고 주문받고 각자의 역할을 드림팀처럼 수행하는 게 멋져 보였다. 왜 이곳을 다들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상하게 숲 속도 아닌데, 데이터가 잘 안 터지더라. 현금이 없어서 스캔 결제해야 하는데 약간 당황했다. 하지만 식당 와이파이 물어봐서 무사히 연결 후 지불했다. 이렇게 먹고 60밧(2,400원)이라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매번 영어메뉴판을 주셔서 편하게 주문했는데, 태국어를 그려서 주문해 보니 성취감이 대단했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이 재밌다. 언어를 몰라도 번역기가 한국어로 설명해 주고, 현금이 없어도 실시간 환율로 현금이체가 가능하니 말이다. 세 달 동안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무탈하게 살 수 있는 시대에 감사한 이유다.


식당 위치: https://maps.app.goo.gl/BGGud26ApqLRotP66?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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