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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Feb 14. 2024

두 길 인생

외길 인생 아니어도 될까요.

외길 인생을 부러워한다. 하나의 목표를 두고 직진했던 적이 없어서인지 십 년 이상 본업에 충실한 사람들을 보면 내심 부럽다.


어린 시절에도 진득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중간중간 위인전 만화책 보고 그림일기 쓰곤 했다. 그렇게 샛길로 빠진 일이 대학 전공이 됐다.


미술을 전공해도 영어공부를 늘 놓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없을 때도 영화 한영 자막을 따로 다운로드하여 동시에 띄워 놓고 봤다. 생소한 단어가 나오면 실생활에 써보기도 하고 노트에 적어보기도 했다. 하루에 한 편씩 보면서 한 두 줄 적고 해외에서 내일 만날 상대에 따라 필요한 영단어를 준비했을 뿐인데 외국 인 교수님에게 한국 얘들이 너만큼만 영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듣고 주위 언니에게  더도 말고 나만큼만 영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분이 좋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들은 언어에 신경 쓸 시간에 본업에 더 투자를 한 게 아닐까. 난 미술만큼 영어 하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대학원 지원이 미뤄진 데다 학원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니 나도 모르게 목이 땡땡 부었다. 10년간 미술 일을 해 온 건 아깝다는 생각을 지금도 자주 한다. 자존감이 바닥일 때 유독 아쉬움이 크다. 이 나이에 영어강사 경력 고작 1년 3개월 초보강사라니.


자괴감이 절정에 치다르자 유튜브 알고리듬이  영상으로 이끌었다. 유명한 영화 리뷰어 ‘지무비 국민은행 면접에 탈락하고 유투버가 됐고 국민은행에 붙었다면 유투버가  생각을 못했을 거라는 내용이었다. 모든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것이다.


영어학습을 위한 만화를 제작해 볼까. 이렇게 두 길 짬뽕 인생이 시작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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