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관이자 생활양식이다.
좋아하는 작가이자, 직업적 영감을 주는 브랜드 기획자 임태수 작가가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 책의 제목은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브랜드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들어간 제목에 조금 당황했지만, 목차 페이지에 이르렀을 때 이것이 책의 구성과 직결되는 제목임을 깨닫게 된다. 브랜드라는 하나의 약속을 만들고,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며, 결국은 이러한 경험과 관점을 자신의 삶에 투영시키는 일련의 과정. 책을 읽는 지난 이틀의 시간은 그의 수행자적 걸음을 따라 브랜드라는 점에서 출발해 일상이라는 세계에 도착하는 여정과도 같았다.
그가 이번 책을 통해 소개하는 좋은 브랜드의 사례는 첫 번째 책인 <날마다, 브랜드>에서 이미 다뤘던 사례는 물론, 이후 실무에서 진행했던 몇몇의 브랜드 프로젝트, 그리고 외부 칼럼에 기고했던 몇 가지 사례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작가는 특유의 편안한 언어와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이야기를 쉽고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균형은 모든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언제나 근간에 두는 나만의 기준이다.
그중 가장 흥미롭게 읽은 사례는 <푸르지오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였는데, 그와 비슷한 시기에 나 또한 한 아파트 브랜드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반가움과 호기심 때문이다. 프로젝트 중반부에 푸르지오의 리뉴얼 소식을 접했고, 그가 브랜드 전략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혼자서 무척 반가워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결과물을 보며 프로젝트 과정이나 그 안에서 그가 했던 고민들이 궁금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당시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거스를 수 없는 프리미엄 트렌드 속에서 Nature라는 푸르지오의 기존 자산을 Natural Nobility로 전환시킨 리뉴얼 전략은 브랜드에 대한 그의 세 가지 원칙(STNDRD)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푸르지오만의 명확한 관점(Brandness)이 담겨 있고, 주거 본질에 충실한 접근에서 오는 본연의 아름다움이 있으며(Beautiness), 이를 브랜드의 다양한 접점에 투영시킴으로써 푸르지오만의 매력적인 인상(Uniqueness)이 형성된다. 그가 새로이 구축한 푸르지오의 세계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듯, 내년에 공개될 우리 팀의 프로젝트 결과물 또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길 기대하며 해당 에피소드를 읽었다.
브랜딩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사고는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의 범주를 파악하는 것이다.
딱딱한 이론으로서의 브랜드가 아닌, 느껴지는 일상으로서의 브랜드. 소비의 포장재로써의 브랜드가 아닌, 삶의 습관이자 태도로서의 브랜드. 책을 덮으며, 책상에 턱을 괴고 앉아 나의 업을, 그리고 일상을 다시 바라본다. 직업인으로서 나는 누군가의 삶에 기분 좋은 경험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동시에 생활인으로서 나의 일상 또한 그러한 브랜드들로 가득 채워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록인으로서 이러한 일련의 경험들을 기록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내가 꿈꾸는 브랜드적인 삶.
임태수 작가의 Beh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