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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Sep 26. 2022

1장 아이의 언어는 0~3세부터 시작한다

엄마가 알아야 할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

    철학자 하이데거가 한 말 중에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언어라는 것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의도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도구이다. 

 엄마인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언어의 집’을 만들고,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태어나고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엄마의 말을 축적하여 자신의 내면의 언어의 집을 튼튼하게 짓는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의사소통 능력에서 많은 변화들을 겪게 된다.      


 백일 전후하여 아이들은 발성 놀이를 즐기며 엄마의 말에서 들었던 자음과 모음들을 결합하여 표준적인 옹알이들을 구성하여 말하기 이전 단계를 준비한다.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자기의 이름을 알아듣고, 8개월 전후로 몇 개의 단어를 이해하고 빠르면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첫 단어를 산출하는 아이도 간혹 있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 아무런 의도가 없이 즐기던 발성 놀이에서 아이들은 점차 자신만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한 의사소통으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두 돌이 되면,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급증하게 되는 데 보통 18개월을 기점으로 어휘 폭발기라는 시간을 지나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천재적인 기억력을 자랑하며 한번 들은 단어들을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인다. 대체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말하는 것을 즐거워하고, 엄마 또한 아이가 새로운 어휘를 말할 때마다 깜짝 놀라며 다양한 어휘를 알려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나타나는 단어는 성인의 발음과 같은 완전한 음운 표상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보통 24개월을 전후하여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퍼즐들을 하나 둘 끼워 맞추듯, 이제까지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했던 어휘들을 하나둘씩 연결하기 시작한다. 단어와 단어가 연결되어 문장들이 출현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모국어의 문법을 하나하나 배워나간다. 36개월 정도가 되면, 이전보다는 뚜렷한 문법의 발달이 나타나고 문장의 길이가 증가하거나 문법 형태소가 첨가되고 다양한 질문들이 출현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어휘와 문법이 단단해지면서 음성학적으로도 목록이 완성되며 음운인식이 서서히 발달해간다. 아이들은 점차적으로 조사와 접속사, 어미 등 다양한 문법 표지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문법 장치들을 갖춘 완전한 형태의 문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아이들의 발음 능력도 점차 좋아지면서, 입술과 혀 등 발음 기관도 동시에 성장하여 아기 말투에서 점차 성인의 말소리와 비슷한 말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이제 48개월 정도가 되면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을 보다 정교하게 발달시켜 나가며, 여러 개의 절을 사용한 복문들이 출현하여 엄마의 말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우리 아이가 언어를 정상적으로 발달시키려면 아이의 울음부터 시작해서 옹알이, 첫 단어의 출현, 어휘의 폭발기를 거쳐 구문이 발달하고 발음이 완성되어가는 모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언어란 무엇일까? 언어학자들은 언어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자신의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 언어학적인 형태로 내용이나 의미를 구성해서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한다.(Bloom & Laheym 1978). 그것은 자신의 생각들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기호로써 말이나 글자, 또는 몸짓을 통해 사용되는 상징체계이기도 하다. 언어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언어를 통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하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발달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생애 초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하나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조력자는 누구일까? 바로 ‘엄마’이다. 아이들은 엄마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게 된다. 아이가 언어라는 도구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엄마의 역할은 아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인 태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 엄마의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시작된다. 뱃속에 있는 아기는 엄마가 엄마라는 이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단지 아이의 속도대로 무럭무럭 자랄 뿐이다. 그렇기에 엄마가 된 우리가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육아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라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아이들의 발달을 준비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노력들을 쉽게 잊곤 한다. 우리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그리고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들보다 보이는 것들이 시선을 먼저 사로잡기에 우선순위에 밀려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언어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간과해서는 결단코 이루어질 수 과정이다. 그렇기에 아이가 엄마의 말을 사용하게 되기까지 우리가 볼 수 없는 아이의 내면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말을 배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를 엄마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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