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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예희 May 12. 2017

돈지랄에 대하여

세상에는 아름다운 지랄이 있다. 하면 할수록 좋은 지랄, 돈지랄이다. 얼마든지 시켜주시라. 아주 잘 할 자신이 있다. 내 안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숨어있다. 그저 돈이 없으니 지랄 밖에 못하는 것이다.


돈은 중요하다. 돈은 소중하다. 돈은 생활을 쾌적하게 만들어 준다. 삶의 질을 높여주고 여유를 선물한다. 버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쓰는 건 금방이다. 몸무게 1kg을 빼는 데는 한 달의 시간이 걸리지만 1kg을 찌우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것과도 같다. 그러고 보니 감량은 고통스럽지만 증량은 매우 행복하다는(치킨을 상상해봅시다) 것도 비슷한 점이다.


이 즐거운 돈쓰기에 왜 지랄이라는 비속어가 붙은 것일까? 단순히 돈을 아껴 아껴 모아 모아 부자가 되거라 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돈을 쓰는 대신 몸으로 때우라는 것이겠지. 가사 노동 전문가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가사 업무를 의뢰하는 대신 직접 몸뚱이를 갈아 넣으라는 것이지. 


여러분, 우리 얼마간의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에는 망설이지 말고 돈을 바르자. 자신에게 잘해주자. 돈으로도 안 되는 일, 그게 진짜 큰일이다. 그런 일은 언젠가 벌어지기 마련이니 그때를 위해 평소에 돈으로 체력 비축을 해놔야 한다.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은 하지 말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일을 시키는 쪽에서나 하는 소리다. 대꾸할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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