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여러 행사 즐기면서 일해봤다

문화예술분야 스태프 경험담 (학교실습)

by 알토란임당
KakaoTalk_20231020_080144143_02.jpg 대학생 때 스태프 활동 기록 및 홍보물, 큐시트 등의 자료를 모아놓은 'STAFF DIARY'


나는 문화예술분야에서 4대 보험 적용한 회사 근무는 7년차지만 실습부터 아르바이트, 자원봉사, 대외활동 등을 포함하면 15년 동안 활동해오고 있다. 일이 끝난 후에는 홍보물을 비롯한 각종 자료들을 STAFF DIARY에 간직한다. 이 기록들은 '언젠가'의 사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인 역사를 기록한 나의 보물이다.


이번 글은 문화예술분야의 다양한 활동들을 참 많이 했었는데,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되새겨보며 적어본다.




○ 춘향제, 포졸로 관객들을 만나다


춘향제 포졸.jpg 길이 길이 추억하는 남원 포졸, 알토란. 이상하게 잘 어울림:)


당시 리플릿

아마 나의 학교 첫 실습. 배우 활동(?)을 해 본 경험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남원춘향제를 교수님께서 연출하셔서 학교 동료들과 스태프로 일하러 가게 되었다. 광한루에서 조선시대 춘향, 몽룡이 살던 시대를 재현하는 상황극을 곳곳마다 했었다. 나는 포졸. 그때도 지금도 생각해보면 웃기고 재밌는 경험을 하고 왔다. 포졸 분장을 하고 방문객들을 끌어다가 상황극에 빠지게 만드는 역할. 방문객들에게 자연스럽게 혹은 무턱대고 다가가 학생회장인 사또에게 고했다. 확실히 방문객들은 웃고 즐거워했다. 그래서인가 이때부터 관객참여형이 중요하단 것을 몸소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남원루 일대를 퍼레이드 하면서 사람들에게 손인사를 건네며 배우가 된 그 기분도 이색적이고 재밌었던 것 같다. 문화 유적지를 오랫동안 누리며 일하고, 처음 먹던 추어탕이 참 맛있어서 잊을 수 없는 남원 춘향제의 기억. 유명한 축제를 함께 만드는 일원이 되었다는 것과 조선시대를 재현한 상황극이 방문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았던 것. 그래서 나는 전통문화축제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낼 때, 시대 재현극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 지산밸리락페스티벌, 신세계를 경험하다


KakaoTalk_20231011_224031929_02.jpg 스태프 다이어리에 있는 팔찌, 그리고 어느 잡지에서 발견한 락페스티벌 즐기는 방법 몇 가지


학교 동료가 지산락페스티벌 스태프는 꼭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당시에 락페스티벌은 인천포트락페스티벌이 유명했는데, 이를 넘어설 락페스티벌로 지산밸리락페스티벌의 기대가 크다는 것이었다. 락을 몰랐지만, 학교 실습이었기도 하고 축제 자체가 좋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푸르고 광활한 대지 위, 대형 무대들이 배치되어 있고 캠핑존도 있고 다양한 푸드트럭 및 체험 부스도 있었다. 나는 두 가지 일을 했었는데 하나는 캠핑존 관리, 두 번째는 매표소 관리였다. 캠핑존은 'No Smokimg'과 같은 안내 문구들을 배치하고 관리하는 것이였는데 할 일이 많지 않아 중간에 공연들이 있을 때 보면서 일할 수 있었다. 매표소 관리는 사람들과 대화나누고 축제 팔찌를 채워주는 것이었는데 이게 좀 더 재밌고 보람있었다. 이때 활동 기록을 해놓은 것을 보면, 내가 매표소 운영 때 말투나 내용이 친절하지 못했던 적이 있는 것 같다. 학교 선배가 '그렇게 말하면 관람객이 기분 나쁘지 않겠냐'며 훈계를 들었다고 쓰여있다. 그때 내 스스로는 알지 못했는데, 선배가 말해준 것에 신경쓰면서 이후 서비스 자세를 갖춰 왔던 게 아닐까 싶다. 지금의 나는 관객 안내원(어셔), 축제 문화활동가 활동들을 하면서 친절한 안내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여러 외국인들을 만나며 영어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여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스무살 처음 만났던 락 페스티벌. 사람들의 열정과 흥겨움, 그 분위기와 패션들. 락페스티벌은 그 에너지를 잊을 수 없어 살면서 꼭 한 번은 가보라고 추천한다. 뭐랄까, 축제의 특징 중 하나인 일상의 '일탈'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락을 모르더라도, 젊은이라면 락 스피릿(Spirit)을 누려보기를!!


○ 전통연희축제, 매니저로 활동하며 겪었던 다양한 배움과 깨달음


그림2.png 보관하고 있는 스태프증, 기록, 현장에서 관객 수 체크하던 종이, 리플릿


#서비스교육

처음에 자원활동가로 신청하여 사전교육에 참여했었다. 이때 받은 서비스 교육은 축제/행사를 대하는 나의 자세와 태도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중요성을 알기에 축제 운영을 할때마다 봉사자들이 서비스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교육 내용은 문화자원활동가의 소양으로 '웃는 것', '손짓', '차림새', '가나다라 말투'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강사의 말이 있다. "20대 이상은 화장이 매너입니다."ㅋㅋㅋ 피부가 안 좋아질꺼라며 화장을 안하고 다녔었는데, 이 말을 듣고 이 축제뿐 아니라 관람객을 만나는 모든 곳에는 꼭 화장하여 단정한 모습으로 맞이하려 한다. 이때 강사님의 서비스 강의가 너무 좋았어서 오랫동안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울무대매니저

어느 날, 춘향제를 연출하셨던 교수님이 전통연희축제도 연출하신다고 하시고, 학교 실습으로 참여한다고 하여 자원활동가에서 스태프로 포지션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어울무대 하우스' 담당이었다. 야외수업으로 축제현장을 답사하여 준비하는 과정을 보고 축제 기간 동안 매니저로 객석 관리, 무대감독 소통 등의 업무를 하였다.


1. 현장답사, 하드웨어와 연출적 요소에 대해 앎

축제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 현장답사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대를 꾸미는 데 전통문화축제이다보니 진짜 시골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음향장치 등을 나무나 지푸라기 등으로 가렸었다. 이러한 연출에 감탄했었고 나는 이런 요소가 컨셉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하며 차후 나의 축제/행사에서도 반영하려고 했다.


2. 무대 관객 난입 제제와 쎈 관객으로부터 멘탈 지키기

배우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였다. 술에 취한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무대로 접근하여 관람객들의 관람에 방해를 주었다. 나는 이를 제제 했어야 했는데, 그때 가만히 있어서 혼났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눈치로만 봐도 당연히 제제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조차 안들만큼 현장에서 분주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이런 난입하는 관객을 제제하다가 내게 욕을 쎄게 하여 멘탈이 나갔던 적이 있었다. 내가 왜 이런말을 들어야 하는가. 벙쩌 있었던 것 같다. 야외 무대는 즉흥적 상황 발생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례한 관객을 만나면 감정이 아닌 이성적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3. 족쇄 무전기의 시작

무전기라는 걸 이 때 처음 사용해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동료가 무전기는 '족쇄'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너무 공감했다. 무전기는 현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수단이다. '족쇄'라는 표현이 당시에 긴장, 불안감에 쓰게 되었던 '웃픈' 용어인데, 목적은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쓰는 것이다. 당시 무전기 초보였던 나는 이상하게 무전기가 잘 안들렸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땐 행사란 걸 잘 몰랐고, 그래서 돌아가는 상황 파악이 안되었고, 무전기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정신이 산만했던것 같다. 말할 때 버튼을 누르고, 상대방의 말을 듣기까지 버튼을 떼는 그 시간의 간격에도 감이 없었다. (무전기 사용해본 분들은 뭔 말인지 아시죠?!) 이때 무전기를 제대로 응답 못해 혼났던 적도 있는데 이때 못했던 것이 나에게 약간의 무전기 트라우마를 줬었다. 그래서 무전기는 나에게 두려움의 존재였는데, 나중에 고양호술예술축제 스태프를 참여하면서 무전기 사용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극복하게 된다.


4. 자막을 보이게 만드는 것의 중요성

외국의 전통 공연인 '삐엔따시'라는 인형극을 할 때 무대 규모가 작은데 어떻게 하다보니 자막도 안보이게 되는 구조였었다. 자막이 중요한 역할인데, 이를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없다면 관람객은 공연을 이해할 수 없고 공연이 재미 없어진다. 물론 비언어극이 이후 나오는 추세였지만, 당시 공연은 자막이 중요했다. 이후 행사 운영을 할 때 관람객의 공연에 대한 접근성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것 같다.


5. 햇빛 강한 날엔 관람객석의 배려를

어울무대는 야외무대였는데 햇빛이 강한 날엔 관람객들이 더욱 오지 않았다. 축제 모자가 있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그때 간이 천막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 경험으로 야외에서 행사 할 때 햇빛을 고려한 운영에 대해 많이 생각했었다.


6. 시민들의 관심을 체감

한창 공연을 하던 때에 젊은 어머님께서 다가오셨다. 그리고는 '이렇게 좋은 축제를 하는데, 왜 이 주변 아파트에 홍보를 안하냐'고 말씀주셨다. 즉 이 축제가 공적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퀄리티도 높은데 주변에 홍보가 잘 안된 것 같아 관람객이 많이 없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이었다. 나중에 이에 대해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홍보는 했었다고 전해들었다. 그 홍보가 어머님께 안 닿았을 수도. 그래서인가, 내가 하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가치를 알기에 주변에 많이 홍보한다. 그리고 권장한다. 좋은 의미로 힘들게 만들었는데, 향유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쉽다고. 꼭 좀 누리라고.




내가 이렇게 나의 활동을 기록하는 것은, 나의 삶을 기억하고 싶어하는 욕망이다. 참 많은 행사를 다녔는데, 요새 개인적으로 직무분야의 재취업이 쉽지 않아서 자존감이 떨어졌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헛되이 살지 않았어!"라며 내 삶을 되돌아보며 내 안에 쌓아온 역량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활동했던 것을 정리해보니, 이 활동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구나 그리고 내가 사업을 할 때 경험하고 익혔던 것들을 활용하려고 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쓸데없이 한 건 아니라는 거지!


또 한편으로는 예전에 한 회사에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이제 한 곳에 머물러서 집중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해주신 말이 요즘 계속 떠오른다. 그때는 뭔가 한 방 맞은 기분이었지만 그 말을 해주셨던 면접관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헛되이 살지 않았지만,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내가 '집중'도 필요하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20대에 재밌는 것들 다채롭게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신 가족, 학교, 사회의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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