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우 열받아

냥아치의 공격

이런 냥아치를 봤나.

새끼 때 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 내 팔목은 울긋불긋하다.


물고 할퀴어서.


밤이 되면 돌변해서 달려드는 냥이.

마치 내가 꼭 쥐가 된 느낌이다.


매일 밤이 적과의 동침처럼 느껴진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내가 거실에서 자는데

냥이도 거실에서 잔다.


그래, 냥이를 내 방에서 자라고 하자.

거기에도 화장실과 스크래쳐가 있으니까.


지금 저렇게 세상 모르게

소파 위에서 자는 걸 보면

둘도 없는 천사이다.


하지만 날 물려고 달려들 때는

작은 맹수.


처음 펫샵에서 봤을 때 그 오들오들 떨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온 집이 제 세상이다.


다 괜찮다.

그래, 네 집 해라.


하지만 제발 물지만 말아라.

새끼 고양이지만 엄청 아프다.


더 열받는 건

날 물었을 때 떼어놓으면

곧바로 또 공격한다는 거다.

자신이 성에 찰 때까지.


그래서 날 공격하면 바로 방구석에 데려다 놓는데

거기서 몸을 움찔대며 날 공격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겁나 날쌔게 달려와 또 문다.

문 곳을 또 문다.


팔목, 발, 발목.


이 세 곳이 울긋불긋하다.

오마이갓!


내가 꿈꾸던 냥이와의 공존은 이게 아니었다.

적어도 살벌하게 물리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냥이가 귀엽다.


열받기는 해도.

화나기는 해도.


아. 이 양가감정 어쩔.



keyword
이전 16화영광의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