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쎄오 Apr 24. 2017

왠지 불안하고 항상 쫓기듯 사는 당신에게

불안에 쫓기는 당신이 선택한 것은 바로 일

직장인들에게 일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서"  또는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이외에도 성취감, 인정받기 위해서 등이 자신이 일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그런데 의외의 이유로 일하는 직장인들이 꽤 많다. 본인들도 그 정체를 모르지만 그것은 바로 불안이다.


불안은 사실 인간에게 아주 익숙한 감정이다


불안은 사실 인간에게 아주 익숙한 감정이다. 인간이 처음 집단을 이루던 까마득한 옛날부터 지녀온 본능적 감정이다. 인간은 맹수와 거대한 자연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집단을 이루었다. 집단에서 빠져나와 혼자가 된다는 것은 죽음의 확률이 매우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현대사회는 개인에게 비교적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아직 충분히 진화하지 못했다. 혼자가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조직에서 타의로 혼자가 되었을 때 불안해지고 초조해지며 큰 문제가 생긴 것만 같다고 느낀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조직이나 무리에서 이탈할 수 있고 이것은 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고, 혼자가 된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두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기 위해 무조건 조직에서 살아남으려 일하는 것이다. 언제 잘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압도되어 자신을 다그치며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미생"


일을 하면 불안하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이 불안에 떨면서 일하는 습관은 회사에서 일하기 전 훨씬 어려서부터 형성된다. 어렸을 때 아이들은 부모에게 야단맞기 싫어서 공부한다. 공부를 재미있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에 떨어지기 싫어서 공부한다.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가고 싶다는 아이는 거의 없다.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생은 부모님과 학교가 정해준 목표 대학과 목표 학과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공부하고 취업전쟁에서 낙오될까 두려워서 대학에 가서도 준비를 한다.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면 승진에서 혼자만 뒤처질까 일을 한다.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때문에 일을 하고 상사에게 미움받기 싫어서 일을 하며 정리해고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일을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일을 끝내고 휴식을 하는 시간에도 왠지 모를 불안함이 마음 한구석에서 고개를 든다. 그래서 또다시 회사 일을 만지작거리며 불안을 달랜다. 일을 하면 불안하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점은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불안인 경우 그저 명령에 쫓아서만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적으로 일을 하면 결국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불안에 의해서 일을 하면 할수록 이미 하던 일은 기계적으로 더 잘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일을 계획할 여유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창의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미생"

일을 끝내고 휴식을 하는 시간에도 왠지 모를 불안함이 마음 한구석에서 고개를 든다. 그래서 또다시 회사 일을 만지작거리며 불안을 달랜다. 일을 하면 불안하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하다. 상사에게 몇 시간 동안 온갖 욕을 들으며 깨지고 나면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뭔가 충격적인 소식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다른 말로 생존 호르몬이라고 한다. 초식동물이 맹수에게서 달아날 때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설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배도 고프지 않고 웃음이 나오지도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학습을 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현재의 위험을 넘기는데 모든 신경이 곤두서게 되기 때문이다.

불안은 여유를 없애고 여유가 없어지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그동안 해오던 관성대로만 일을 해결하려고 하게 된다. 따라서 점점 상황은 안 좋아진다. 불안은 사람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고 정신없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게는 할 수 있지만 두뇌를 움직이게는 못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지만 이미 내 머릿속에는 생존을 위해 현재의 위험을 넘기는 데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안해지면 대개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이랬다저랬다 갈팡질팡하거나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초지일관 밀어붙인다. 대체로 둘 다 성공적이지 않다. 


 사람들은 불안해지면 대개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한다. 이랬다저랬다 갈팡질팡하거나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초지일관 밀어붙인다. 대체로 둘 다 성공적이지 않다. 


과거의 방식은 과거의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옮은 방향으로 생각되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흐름으로 고정된 생각의 프레임 속에 갇히게 된다. 불안한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 통계, 데이터, 패러다임, 기존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거에 대한 집착은 생각과 행동의 고착화, 경직화로 이어져서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창의적이지 못하니까 단순한 일만 계속할 뿐 복잡한 일은 감당을 못한다. 조직에서 살아남겠다고 기를 쓰고 일을 하지만 불안에 쫓기는 이에게 조직은 점점 단순한 일만 맡긴다. 단순한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단순한 일만 하다 보면 월급도 오르지 않고 도태된다. 따라서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조금이라도 복잡한 일이나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스스로 명령을 만들어 다른 사람이 내가 만든 명령대로 일하게끔 해야 한다. 그런 능력을 갖추게 되면 저절로 승진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이 내게 명령을 내리면 짜증을 내고 미워할 뿐 자신이 명령을 내리는 위치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승진하고자 생각하고 월급이 오르기를 기대할 뿐이다. 


 팀장,부장이 무능력한 이유


지금 같이 일하는 부장이 무능력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는가? 부장도 처음부터 무능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통 부장, 팀장급이 조직에서 평균적으로 7% 정도 차지한다. 쉽게 말해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100명 중 7등 안에 들어서 부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 부장이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 승진을 하는 것은 그 나름의 능력이 있어서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렇게 무능력한 것일까? 신입사원 때는 능력이 있었던 부장이 무능력해진 이유는 바로 불안에 따른 압박 때문이다. 직장에서 신입사원으로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실수를 해도 초보이기 때문에 봐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수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불안이 커진다.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항상 불안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달래려 그만큼 일에 시간을 쏟게 되고 단순한 일들은 남들보다 더 빠르게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승진을 하면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남의 불안을 다루고 회사의 불안을 다루는 것이 주된 일이 된다. 본인 자체가 불안한데 예상할 수 없는 사람들의 변덕과 불확실성을 다뤄야 하고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 이건 내 전공이 아닌데…….’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불안감을 느끼고 압박감을 느낀다. 그러니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어떤 이는 지나치게 꼼꼼해지고 예민해지고 히스테릭해지고, 어떤 이는 자신의 불안을 조직 구성원들이 눈치를 챌까 두려워 과시에 집착하고 권위에 집착하는 행동을 한다. 당신 부장 이야기이다.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미생"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항상 불안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달래려 그만큼 일에 시간을 쏟게 되고 단순한 일들은 남들보다 더 빠르게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 승진을 하면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남의 불안을 다루고 회사의 불안을 다루는 것이 주된 일이 된다.


자신이 불안해하면서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서 불안한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는 없다. 성공과 승진을 꿈꾸고 있다면 이제부터 내 마음속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잘 다뤄보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삶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물론 바쁘고 시간 내기 어려운 거 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조금씩 시간을 내어보자. 그리고 충분히 충전하자.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내 마음속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잘 다뤄보자. 어렵더라도 조금씩 시간을 내어보자. 그리고 충분히 충전하자. 


인생은 마라톤 경주와도 같다 . 처음부터 전력질주해서 뛸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중간중간 페이스도 조절하고 물도 마시며 자신만의 페이스로 달려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 남들보다 앞서가려고 처음부터 전력질주 하는 사람은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기 마련이다. 


불안과 스트레스에 지친 내마음, 오늘부터 좀 달래주자.  잠시 쉬어간다고 뒤처지지 않는다.  




작가의 책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다들 행복한가요?  

 회사 다니는 것이 행복하지 않아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문공감 에세이      

 먹고 살기 위해 비겁하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후회에 관한 인문학적 통찰 


나는 왜 일을 하는가? 책 소개 바로가기


작가 개인 메일 주소 jjskw1@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성공하면 행복해 지겠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