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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업학개론 Dec 06. 2020

면접을 소개팅이라고 생각한다면?

해외 영업 직무를 하다 보면 각국의 다양한 바이어들과 만나게 된다. 저자의 경우 화장품 회사 해외영업 & 마케팅을 담당하다 보니 때로는 하루에 수십 건의 바이어 미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현재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화장품 산업도 많이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군, 특히 소비재 제품에 한해서는 아직까지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럽, 동남아, 중동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리테일 MD, 대형 유통 벤더사 바이어를 만나면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내용(무슬림 국가에서의 할랄 성분 문의 등)을 제외하고는 묻는 질문이 대다수가 동일하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 당신 브랜드의 철학, 역사, 아이덴티가 무엇이며 타사와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 

- 당신 회사의 제품 중 주력 제품은 무엇이고 타사와 차별화된 점이 무엇인가? 

- 현재 어떤 국가, 어떤 채널을 통해서 판매하고 있는가? 

- 00 국가 진출을 위한 영업, 마케팅 방안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반대로 자사(브랜드사)에서는 타사에 비해서 조금이라도 더 차별화된 내용, 조금이라도 더 우수하게, 조금이라도 더 바이어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 그리고 제품으로 보이게 어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때문에 바이어와의 미팅을 준비할 때면 항상 면접에 참석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곤 한다.  

 

바이어 미팅을 준비하는 과정, 현장에서 미팅을 진행하며 나누는 대화 내용, 거래 조건들을 들여다보면 (마음에 드는) 이성과의 만남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채용 과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날 때 우리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지 않을까.  

 

집을 나서기 전 한번 보는 거울을 두 번 보게 되고,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세련된 옷을 찾으며, 어떤 대화 주제를 준비해야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는가? 이력서와는 다르게 소개팅에서는 화목하고 유복한 가정에 자랐다는 내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4시간에 걸쳐 1:1 면접(?)을 보는 소개팅 자리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해야 할지 조금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짧은 시간에 본인이 가진 역량을 쏟아내야 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야 하는 면접에 소개팅을 비할 수 있겠냐 만은 반대로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말은 전하고 싶다. 결국 소개팅이나 면접이나 서로에게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말이다. 


위에서 소개한 해외 바이어의 질문을 이력서와 면접 질문으로 바꿔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당신 브랜드의 철학, 역사, 아이덴티가 무엇이며 타사와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 

=> 지원자 자기소개를 해보시오.  

 

당신 회사의 제품 중 주력 제품은 무엇이고 타사와 차별화된 점이 무엇인가? 

=> 지원자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어떤 국가, 어떤 채널을 통해서 판매하고 있는가?

=> 자사 지원을 위해서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성과가 있었나요?

 

00 국가 진출을 위한 영업, 마케팅 방안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 지원자가 자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입사 후 포부 및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내가 만나러 갈 소개팅 상대(면접관)는 나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궁금해할까?  

그리고 나는 이 질문들을 어떤 내용으로 채워 나갈 것인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 소개팅 상대(면접관)에게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모습을 어필 할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해 보는 것이 이력서 작성과 면접의 첫출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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