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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배우 Feb 28. 2022

머리만 쓰면 부정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열심”이 모두 결과로 이어진 건 아니었다. ep15


 극단 생활을  때였다. 집은 미아동이었고,  활동지는 대학로였다. 미아동에서 대학로까지 걸어 다녔다.  시절에는 차비도 아껴야 했었다. 시간은 많이 있고, 튼튼한  발이 있었다. 집에서 연습실까지  시간 15 걸렸다. 걸어서 왕복 2시간 30분이었다. 원래 걷는  좋아했기에 걸어 다닌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여러 가지 알바를 동시에 하면서 시간은 줄어들고 차비를 쓰는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시간이 정말 없었다. 언제 촬영이 잡힐지 모르기에 고정적인 알바를 할 수는 없었고, 스케줄 조정이 되는 알바들만 해야 했다. 모든 시간을 연기력 향상을 하기 위한 시간, 출연을 하기 위한 시간, 알바를 하는 시간에 쏟아야 했다. 남는 시간들은 자기 계발을 하는데 쏟았다. 예전처럼 한가롭게 걸을 수 있는 여유는 없었다.



 작년에 책을 내기 위해 머리를 싸맬 때였다. 쓰기 위해 자리앉아있는데, 글이 나오지 않으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 시간이 아깝단 생각 때문이다. 앉아서 생각을 하나, 걸으며 생각을 하나 마찬가지라 생각을 했다.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는다기보단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걸었다. 남들은 샤워를 한다거나 산책을 하면서 찰나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하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몸을 쓰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맑은 느낌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을 때는    써지는  느꼈다.



 행동하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계속해서  좋은 생각들로 머릿속을 채우게 되고, 더욱더 부정적이게 된다. 부정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마땅히 해결방안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런 자신을 자책하기까지 한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머리 쓰는 것을 멈추고 몸을 써야 한다. 정신과 육체는 연결되어 있다. 몸을 쓴다고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적어도 부정의 늪에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는 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다. 몸이 아픈 것과 운동을 통해서 몸이 지친 것은 다르다.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까지 떨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건강하게 운동을 하고  다음의 개운함은 긍정의 호르몬을 배출시킨다.



최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무기력해지기 쉽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세상이 미워진다. 생각 속에만 갇혀있자니  괴로웠다. 걷기로 마음먹었다. 며칠 저녁을 먹고 차를 타고 나가 호수 공원을 향했다. 주차를 하고  바퀴,  바퀴, 아무 생각하지 않고 걸었다. 그냥  순간 걷는 것에 집중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집중했다. 그렇게 움직이니 예전에는 아픔으로 다가 올 상처가 오래 끌지 않고 조금은 수월하게 헤어 나올  있게 되었다. 부정적이 될 때 생각으로 해결하기보단 몸을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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