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길목에 생쥐를 보았다. 도시에서 종종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뭔가 그 형태의 잔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생쥐가 가지는 느낌은 그 자체로 징그럽고 역겨운 느낌일 것이다. 생쥐가 음식점을 나오는 것을 목격하면 더욱더 그 음식점을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을 하면 나는 자연스럽게 '라따뚜이요'라고 대답한다. 음식을 사랑하는 나와 주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내 모습이 p가장 잘 공감돼서 일 테다. 서른두 살 다 큰 남자가 좋아하는 영화가 애니메이션이라니. 봉준호나 홍상수 정도의 취향이나 적어도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정도는 돼야지 남자다움을 인정받으려나.
왜 라따뚜이가 좋아요?라고 질문을 하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저는 음식을 사랑하고 퀴어한 존재를 대치시켜 우리 삶에 녹아들게 한 주제 의식이 너무 좋아요. 막상 흥행을 위해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들을 선택했을 수도 있을 텐데 비위생의 상징 같은 생쥐를 주인공으로 했잖아요. 결국 주제 의식도 두 주인공을 통해 혐오를 극복하는 과정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저는 유치하게도 모두가 행복한 해피앤딩을 꿈꿔서 복잡하고 우울한 결말을 못 참아요.' 이리저리 사 먹고 해 먹고 나눠먹는 것이 내 인생의 행복이다.
어쩌다 보니 먹는 일로 돈을 버는 일을 하게 되었다. 식당을 만들고 메뉴를 만드는 일을 넘어 이제는 누구나 요리할 수 있는 어플을 만들고 있다. 라따뚜이의 가장 마음에 드는 명대사 'Anyone can 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