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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여신 Apr 29. 2021

내 딸의 장래희망은 쓰레기 줍는 사람입니다

지구를 걱정하는 5살 딸에게 배우는제로 웨이스트삶



엄마, 나는 저렇게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였어






2020년 1월. 딸과 대화를 하다가 한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어?"

"엄마, 나는 밖에서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고 싶어"




대화 당시 딸의 나이는 49개월. 이제 막 5살이 되었지요.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때 청소하는 사람들이 와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많이 보았대요.

그 사람들이 쓰레기를 가져가니까 놀이터가 아주 깨끗해졌대요.

그래서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지구를 깨끗하게 해주고 싶대요.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던 딸은 어느 순간 깨끗한 지구를 위해서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고 싶다 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이야기가 잊힐 때쯤 아이와 산책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멀리 아저씨를 가리키며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나는 저렇게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였어"

순간 아뿔싸 싶었죠.  흘러가는 생각이 아니라 진심이었구나..

엄마가 너의 진심을 가벼이 생각했었구나..


(유튜브 배경영상을 찍고 있을 때 옆에서 딸이 하는 말이 녹음이 되어서 공유합니다)



그래서 딸과 대화했던 내용을..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작성하였더니, 댓글에 이런 글이 있었어요.

"저도 본업은 아니지만, 가끔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된답니다"


그렇게 알게 된 플로깅-

플로깅이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운동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고 해요.


그 이후, 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엄마인 제가 2020년 6월부터 플로깅을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커서 하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엄마가 함께 행동함으로써 우리 모녀는 지금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좋으니까, 날씨가 나쁘면 나쁜대로...  딸과 함께 거의 매일 산책로를 조깅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쓰레기를 줍습니다.  이제 우리가 산책하고 조깅하는 그 길에는 쓰레기가 없어요.


요즘에는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 새로운 산책로로 다니고 있어요.




저는 딸 덕분에 매일 조깅을 하면서 건강해졌고, 더불어 탄소를 흡수해서 탄소 배출도 줄이고 있습니다.

딸이 원하던 일을 함께 하니까 만족감과 행복감도 상승했어요.

딸에게도 분명히 최고의 산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5살의 아직 어린아이들도 아픈 지구를 걱정합니다.

아이들의 이런 마음에 어른들이 보답을 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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