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는 모든 것들이 공허하고 막연했다. 자신이 본인이 아닌 것 같은 느낌. 스스로가 내가 아닌 기분. 그냥 아무것도 아니고 싶었다. 힘이 든다. 지쳤다. 자신에게 실망했다. 외롭다. 그러한 융통성 있는 말들로는 현재의 자신을 설명할 수 없었고 무엇 하나 설명되는 마음이 없었다. 즐거울 수 없었고, 슬플 수 없었다. 퇴근 후 빈 껍데기 마냥 존재하는 것이 전부였다. 자신을 꺼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J는 자신을 놓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그냥 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