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쯤 만족스러운 답을 내리는 어른이 될까.

양심없게 매거진 글을 10개째에 마치며.

by chul


나는 언제쯤 만족스러운 답을 내리는 어른이 될까.



너 우리가 다 말릴때 이런 선택 내렸으니까 절대 우리 앞에서 징징거리면 안되는거야. 적어도 그 선택에 있어서 네가 버린 요소들에 대해서는 열등감이나 불만을 가지면 안돼.


이런 농담을 들었다.

크윽 젠장! 이라며 좌절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누가봐도 다른쪽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이었고, 내가 내린 결론은 그저 본능과 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마지막 객기였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정말 나를 안타까워하고 걱정하며, 이젠 다신 도전같은거 하지말라고 했다. 내가 자신없어하자 화를 내시며 서른이 되어도 도전을 할 거냐며 어이없어하셨다. 굉장히 기묘한 순간이었는데, 그게 나잇값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나를 너무 어린애로 보는 것인지 판단이 안 섰기 때문이다.


서른이 ‘도전을 그만두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 아닌가? 70년은 더 살텐데 그때부터 모든걸 단념하라고?

아닌가 내가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닌건가. 아니 근데 엄마가 도전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 순간은 인생의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딸에게 하기보다는 놀이터에서 이젠 정글짐에서 놀지 말라고 하는 그런..내 나이대에 맞지 않는 우려였다. 그니까 늦은거야 이른거야?

어째든 그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알았다. 나는 평생 이 거지같은 물음들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후회하고 미련을 갖고 살아갈 것이다.


옳은 선택을 내리는 법을 과연 알게 될까? 그 전에 이미 내려버린 선택을 그만 돌아보고 인정하며 나아가는 법을 먼저 알게 될 지도 모르겠다.

순간의 선택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지만, 나는 항상 누군가가 내려준 답을 받고 투덜거리면서 살아남는 삶을 살아왔다. 진지하게 문답을 한 순간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생각난대로 물으면

뭐 그런 것을 묻고 그래?

그런 말을 들었기에 묻지 않았다.


유난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과 귀를 막고 살기에는 삶에 의문이 너무 많았다. 현명한 선택을 내리고 싶어서 미치고 팔짝뛰어 점핑을 하고 싶은데 그것마저도 그 누구도 답을 해주지 않았다. 가장 괴로웠을 때는, 나의 답이 대다수와 같지 않았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답을 갖고 살아가야 할 때였다. 그 다음 괴로울 때는 그 의문을 아무도 제기하거나 궁금해하지 않을 때였다.

나는 그 모든 순간에 삶에 대한 외로움을 느꼈고,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의 모든 순간의 선택과 결국 풀리지 않을 문답들이 두려워졌다.


나는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사람이 될까, 아니면 어떤 선택이더라도 후회를 적게 하면서 나아가는 사람이 될까? 다들 전자가 되라고 하는데 이번에도 본능적으로 나는 후자로 기울 것임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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