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FAQ

정말 현문우답

by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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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faq

최근에 채널의 FAQ를 만들다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 문답 형식의 브런치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많이 물어보고, 남들에게 질문도 받았던 (꽤 자주) 문답들을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글 쓰는데 스피드 퀴즈 같고 좋더라고요.


1. 우울할 땐 어떻게 하시나요.

예전에는 뛰었습니다. 운동화를 질끈 묶고 집 앞의 산책로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거하게 넘어져서 피를 철철 흘리며 귀가 한 뒤로는 이제 밖에서 뛰지는 않습니다. 아스팔트에 맨다리를 갈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주 짜릿합니다.

우울을 대하는 방법 중, 달리는 방법은 도망치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생각을 해요. 생각들이 쫓아오지 못하게 뛰어가는 거죠. 비슷한 예로 저는 (당시에 코로나가 없었기에 가능) 일단 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그 생각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밖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거나 괜히 서점이나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놀았습니다. 생각과 망상과 우울을 이길 순 없다고 믿습니다. 지나갈 때까지 최대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늘이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냥 “오 마이 갓…이 자식 또 왔네…” 라면서 커피를 내리기도 합니다.

다른 얘기인데 알 커피를 선물 받았는데 와 진짜 맛없네요 지금 마시는데 화가 납니다. 이 커피를 마시면서 글 쓰는 저는 노벨평화상은 거뜬하겠어요. 얼른 다른 커피를 사야겠어요. 추천 부탁드립니다. 스틱이나 액상으로요.


2. 결과 vs 과정

음, 저는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일단 시작했느냐?입니다.

아니 결과랑 과정 중에서 고르라고요;;

못 고르니까 이렇게 말을 돌린 것 아니겠습니까. 허허. 넓은 아량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3. 실패는 어떻게 생각하나

다들 여기(실패)서 배우라는데 솔직히 배울 건 굴욕감에서 아득바득 살아남는 멘탈 정도인 것 같아요. 가능한 실패 안 하는 게 좋지 않나요? 요즘 느끼는 건데 가장 큰 실패는, 내 실패와 다른 사람의 실패 정도를 재 보는 것. 난 쟤보다 낫지 혹은 난 힘든데 쟤는 왜 저 정도만 겪지. 여기서 그 순간이 가장 큰 실패고 그때가 가장 큰 실패감을 맛보는 것 같습니다.


4. 왜 그렇게 되어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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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상적인가 현실적인가

현실을 잘 아는 사람이 가장 이상적으로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6.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다들 인턴 떨어지고 일주일 출근했던 시기라고 생각하던데 아닙니다. 저는 그 이후에도 재수 없게 하루를 또 맞이했고 채용 공고를 두 달 만에 찾아보던 그 순간. 사실 어린 시절에 훨씬 더 끔찍이 힘들었던 일들도 있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발버둥이라도 쳤거든요. 그런데 다시 목숨만 덩그러니 남아서 지금 할 수 있는 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뿐임을 깨달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네요.


7. 정말 원하는 것은?

지금은 시간 같은 여러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이 좀 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요 저는 너무 한심해요. 어느샌가 너무 충동적이게 돈이나 먹을 것을 쓰면서 건강 나빠질 만큼 살도 찌고, 그 충동도 잘 못 이기고 있고요. 일을 할 때도 뭘 했는지 텍스트로 적어보면 우와 정말 오늘 별 것 안 했는데?라는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하고 싶은 게 많고 해야 하는 것도 많은데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이 현상은, 제가 여러 자본을 뭣같이 쓰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책도 많이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행동을 하도록 노력 중이긴 합니다.



현문우답은 계속됩니다. 요즘 소재 떨어지고 있으니 가끔 지나가시다가 질문 부탁드려요. 10개는 채워야 브런치 북 만들 수 있어서요.

https://forms.gle/96Vu8FkwZgYF5Ltq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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