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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Mar 17. 2023

'길냥이', 나의 꽃이 되다

기묘(猫)한 일상

자, 이제 고양이를 구조했고, 키우기로 결심했으니 그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이 아기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수컷인 노랑이는 병약해 보이는 만큼, 장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덕수'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막연하게 '장수하는 이름'을 검색해 보니 이 이름이 눈에 띈 것이다.


덕수입니다

노랑이가 덕수가 되면서, 자연스레 암컷인 삼색이는 '덕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6년 전 당시에 드라마 '응팔'이 끝난 이후였던 만큼, 여주인공 이름이었던 덕선이가 와닿았다)


덕선이애옹

어느 유명한 시인이 노래하지 않았던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고.


꼬질이 남매는 그렇게, 내게 꽃이 되었다.


자, 이름도 생겼으니 건강상태 확인하러 병원을 가보자'


여긴 어딘가요?

덕수의 눈 상태가 좋지 않았고, 빼빼 마르고 털질도 좋지 않은 점 등 여러모로 염려스러워 급하게 동물병원을 갔다. 이동장 대신 박스로 아이들을 데리고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마음이 급했구나 싶다.


덕수의 눈은 예상대로 좋지 못했다. 길에서 태어났고, 그만큼 위생에 취약했을 터. 감염 때문인지 눈에 고름이 가득했고, 눈동자는 재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이 아이의 시야는 매우 좁을 거라고, 훗날 더 자라면 안구를 적출해야 할거 같다고 했다.


그것 외에는 두 마리 모두 잘 먹이면 건강해질 것이라고, 저조한 영양상태 빼고는 괜찮다고 했다.


그렇구나. 덕수는 한쪽 눈으로 살아야 하는 아이구나. 


'내가 너의 나머지 한쪽 눈이 되어줄게. 아무렴 어떠니, 나에게 꽃 같은 아이들인데'

그렇게 2017년, 난생처음 냥이 두 마리와의 동거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키우다가 한 달 뒤엔 집으로 모셔(?) 가서 키웠다.


하루가 멀다 하고 투닥거리며 자라나는 덕남매. 캣유딩과 캣초딩을 거치면서 살벌하게 뛰어다니고, 


고양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츄르를 원 없이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언제, 어디서나 둘이서 붙어 다닌 덕남매.


덕남매와 우리는 이렇게, 꽃길 아니 츄르길만 걸을 줄 알았다...





동물 학대 및 유기 관련 소식을 들으면 참으로 속상하곤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예방접종, 중성화, 질병 등으로 인해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물론 사랑과 관리 시간 또한 매우 중요하지요. 버거운 순간은 이 '비용'에서 다가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반려동물의 일생을 책임질 수 있을지 반드시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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