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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취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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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결 Aug 23. 2021

잘 샀다고 생각하는 Top 5

쓸 때마다 고마운 자취 아이템들

살림을 꾸려가면서 덕을 많이 본 물건 몇 가지를 기록해본다.


1. 목장갑

둘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할 수 있게 도와준 아이템이다.

가구를 들 때나 짐을 옮길 때 악력이 부족해서 힘이 더 들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목장갑을 끼고 들면 마찰력이 생겨서 훨씬 수월하게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목장갑 덕분에 가구 조립이나 비교적 험한(?) 일을 할 때도 손을 보호해주기도 했다. 진짜 없으면 안 되는 필수템! 최근에 이사 오면서 처음 샀던 목장갑이 다 너덜너덜해져서 버렸다. 버리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버리면서도 뭔가 소중한 친구를 멀리 보내는 느낌이었다. 생각난 김에 새로운 목장갑을 하나 사야겠다.


2. 청소기, 다이슨

차가 다니는 골목 옆에 있는 집인 데다가 창이 커서 그런지 창가 주변 바닥에 먼지가 정말  쌓인다. 그래서 원래 쓰던 비리비리한 녀석 말고 모터 짱짱한 청소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사면서  사치품이라고 생각했지만 한번 밀기만 해도  효과를 본다. 텁텁했던 바닥 촉감이 반딱 매끈해지는 것을 보고 살짝 맨바닥을 밟아보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청소기를  때마다 "고마워!"하고 말하게 된다.


3. 4단 사다리

셀프 페인트 칠을 하겠다고 당근 마켓으로 다른 구까지 넘어가서 택시로 모셔온 물건이다. 이 사다리를 파시던 분은 스페인 출신의 프렌치 셰프(?)다. 그래서 한글+영어로 섞어가며 짧은 대화를 했다. 코로나 대문에 가게 사정이 어려워져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하튼 이 사다리 덕분에 똥색 화장실 천장도 하얗게 바꾸고, 옥색 몰딩도 하얗게 바꾸고, 곰팡이 서린 벽지도 싹싹 뜯어내고 새로 도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을 드나든 여러 기사님들도 써 주셨다. 조명을 교체하러 오신 기사님도, 인터넷 회선을 설치하러 오신 기사님도. 한 번은 보일러 교체하러 오신 기사님도 이 사다리를 쓰시면서 보통 가정집에 사다리가 있는 건 잘 못 봤는데 야무지게 산다며 칭찬도 해 주셨다. 이 사다리도 2인분 몫을 해 준 고마운 아이템이다.


4. 락스

화장실 청소, 곰팡이 박멸에 락스만 한 것이 없다. 락스 한 통이면 막힌 하수구도 뚫리고, 계절 내내 번식하던 곰팡이도 한 번에 박멸하고, 타일 사이와 줄눈 사이에 피어나 있는 곰팡이도 사라진다. 변기 세정제로 닦아도 잘 닦이지 않는 물때 흔적들도 락스는 다 해결해준다. 청소엔 락스!



5. 패브릭, 리넨 속 커튼과 러그

어느새 거뭇거뭇 해져있는 속 커튼을 보면 커튼 덕분에 차단된 먼지도 제법 있었겠다고 짐작해본다. 커튼을 처음 달았던 날은 휴가를 냈던 날이었다. 배송 온 커튼을 빨아서 걸었을 때 그 청량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향긋한 세제 냄새와 바람에 살랑거리는 하얀 커튼, 그리고 따뜻한 대낮의 햇빛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러그는 동생들이랑 Zara Home에서 파격 세일하는 걸 보고 조금은 충동구매를 한 아이템이다. 그런데 집에 깔아보니 가구들이랑 잘 어울린다. 게다가 오래된 이 집 장판은 항상 밟을 때마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러그를 밟아볼 때는 적어도 여기는 ‘내 공간’, ‘내가 마음 놓아도 되는 공간’이라는 안정감이 생긴다. 반려동물들도 그런 느낌으로 자기 공간에서 쉬는 걸까 싶다.


 


혼자 살고 있는 동지들에게.

살림을 꾸려가느라 고생이 많지요.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을 때 힘을 나눠 도와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고됨과 설움이 잠시 작아지더라고요!

목장갑! 꼭 챙기시고, 목장갑 같은 친구나 동료도 챙겨보는 하루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밖에서 불어오는 먼지로부터 스스로를 깔끔하게 잘 지킬 수 있는 방패막이와 청결템도 잊지 마세요 ;)

몸에도, 마음에도 방어막과 청결템은 삶의 기본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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