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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살리아 Jun 19. 2018

임대폰

인간의 심리적 5단계


임대폰

인간의 심리적 5단계


3개월 전, 출근길에 아이폰을 분실했다.

임대폰으로 아이폰4를 받았다.


이전 사용 폰으로 인해

앱스토어 로그인 인증에 계속 오류가 뜬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해보려 하지 않았다.


온전히 전화를 걸고, 받는

전화기로써의 역할을 아주 훌륭히 해내고 있다.

나는 그렇게 임대폰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정의한

죽음을 맞는 인간의 심리적 5단계에

그간 나의 심리를 적용해 볼 수 있다.


1단계: 부정 (Denial)

이 비극적 상황은 의심으로 시작한다.

"아니야, 내 아이폰은 지금 내 방 침대에 있을 거야"


2단계: 분노 (Anger)

 분노의 표출

"누가 줍긴 했나 봐. 핸드폰 꺼놨네. 이런 개XX!"


3단계: 협상 (Bargaining)

충분한 상황인지와 분노 표출의 시간이 흐르고...

"사례하겠습니다. 연락 주세요ㅠㅠ"


4단계: 우울 (Depression)

웃음을 잃고 멍 때리는 시간

"..."


5단계: 수용 (Acceptance)

모든 감정의 종착역

"임대폰 쓰니 한 달 통신비도 줄어들고 좋구만!!"



이 감정의 5단계는 사실 죽음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비극적 상황에 부합한다.


이를테면 연인과의 이별 같은.

때때로 2단계와 3단계를 스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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