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생각
언젠가 빛나는 눈동자로 아버지께 말한 적 이 있다.
"아빠! 나는 이것도 할 거고 저것도 할 거고 이거 저거 다 할거야!! 어때? 재밌겠지??"
아빠는 입가에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래, 언젠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날이 와. 그러니까 생각이 들 때 꼭 해보렴."
가벼운 분위기였지만 무게 있던 말
요즘 살이 찌고 있다. 맞는 바지를 사려고 백화점에 갔다.
맘에 드는 바지가 없네. 다른 백화점에 갔다. 음, 여기는 아예 바지가 없네.
자전거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보이는 화방.
일부러 외면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림에 미련 있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엄마가 슬픈 눈빛으로 쳐다보시곤 하셨거든.
물 만난 고기마냥 화방 안에서 색연필을 골랐다. 내가 가진 세계를 다양한 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화방은 나에게 큰 바다다. 이 다양한 도구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너무 짜릿하고 행복하다. 큰 바다에 돌고래가 되어서 빠른 속도로 수영하는 느낌
집에 도착해서 그림은 그린다. 취준할때의 감각때문인걸까..그림에서도 딱딱 맞춰서 그리려고 하는 게, 예전 감을 잃어버린 거 같다.
그때 문득 아빠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 언젠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날이 와. 그러니까 생각이 들 때 꼭 해보렴."
나는
항상 그림으로 돌아간다.
항상 글 쓰는 걸로 돌아간다.
항상 전시회로 돌아간다.
항상 그렇다.
그게 나의 본질이 아닐까. 그리고 본질 잃는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